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22 09:55
우크라이나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사진=젤렌스키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승리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대선 결선투표를 마치고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그는 약 73%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은 25%에 그쳤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가 5% 진행된 시점에서 젤렌스키가 71.9%로, 포로셴코의 25.8%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62%였다.

젤렌스키는 이날 밤 키예프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를 지지했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기대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겠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포로센코 현 대통령은 "젤렌스키에 축하 전화를 걸겠다"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직을 떠날 것이지만 정치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유권자 상당수가 포로셴코에 창피를 주고자 젤렌스키를 뽑았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포로셴코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실망한 유권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서방과 러시아 갈등의 최전선인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된 이번 대선은 국제 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코미디언과, 배우, 감독 등으로 활동해온 젤렌스키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젤렌스키는 지난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평범한 시민이 대통령이 돼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에 맞서는 역할을 맡으면서 국민배우로 떠올랐다. 결국 이날 대선 결과는 드라마가 현실이 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사진=젤렌스키 트위터)

그는 대선 유세에서 부패 척결과 국민 중심의 정권 운영을 내세우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포로셴코 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등 친서방 성향을 보이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이다.

젤렌스키는 선거 운동도 기존 방식과 차별화했다. 정치 집회를 여는 대신 경쟁 상대를 패러디한 내용의 공연을 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적극 소통하며 지지율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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