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2.18 10:35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줄고 부실 대기업 관련 손실이 더해지며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이 18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5년 중 영업실적(잠정치)'을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6% 감소했다.

분기별로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분기를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4분기에는 2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적자가 발생한 것은 일부 은행이 부실기업 처리를 위해 거액을 대손비용으로 처리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경남기업과 포스코플랜텍 등이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시작하고, STX조선해양 등 조선업 관련 손실 등이 커진 것으로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순이자마진이 줄면서 적자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순이자마진은 2014년 대비 0.21%포인트 하락한 1.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든 33조5000억원에 그쳤다. 

비용은 증가해 인력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면서 판매비와 관리비는 22조5000억원으로 일년전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각종 수수료 수입이 늘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은행 8곳이 대한주택보증 주식을 매각하며 일년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한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유형별로 보면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시중은행 6곳의 작년 순이익이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원 줄었다. 농협·수협·기업·산업 등 특수은행 4곳은 2014년 1조1000억원 순이익에서 지난해 9000억원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STX조선해양 등의 충당금 손실이 산업은행이 몰렸던 영향이 크다. 

금감원은 "대기업 부실이 반영되며 은행 수익이 악화됐다"며 "기업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지금과 같은 저수익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