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5.14 17:56
팀 스위니(왼쪽) 에픽게임즈 CEO와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지사장이 '언리얼 서밋'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에코시스템)'를 만드는 회사로서 이용자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국제보건기구(WHO)의 질병코드화 추진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스위니 대표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엔진 콘퍼런스 '언리얼 서밋' 현장에서 에픽게임즈의 현재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게임과 엔진, 엔터프라이즈 등 다방면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에픽게임즈에 대해 "에픽게임즈는 디지털 콘텐츠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라며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도구 '언리얼 엔진'을 비롯해 온라인 서비스, 스토어 등을 통해 운영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정의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에픽게임즈의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200여명이 에픽게임즈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매년 두 배 가까이 성장 중이다.

비즈니스 라인이 성장하고 있고 여러 부문을 동시에 키울 예정이라 추가 인력 고용도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 지사인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엔터프라이즈부터 서포트 매니저, 테크니컬 매니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이같은 성장에는 역시 언리얼 엔진의 역할이 컸다. 특히 국내에서 많은 업체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다.

이에 대해 스위니 대표는 "한국 역시 모바일 게임을 주로 개발하지만, 최고급(하이엔드)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타 지역과 다르다. 한국은 게임 개발의 현재를 이끌고 있으며 미래의 게임 개발도 선도할 것"이라며 "언리얼 엔진은 하이엔드 게임의 실감 나는 비디오와 디테일 표현에 특화되어 있다. 이러한 면이 한국에서 언리얼 엔진이 많이 이용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성능의 언리얼 엔진은 게임뿐 아니라 건축, 엔지니어링, 자동차,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주비행사나 소방관 교육 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스위니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더 많은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트레이닝하거나 실시간 TV쇼에서 CG를 입혀 사람과 그래픽이 어우러진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부분을 언리얼 엔진으로 실시간 작업함으로써 경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4월부터 디지털 유통 서비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운영을 시작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10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업 중이며 수수료율을 12%로 책정해 30% 이상 받는 경쟁사보다 개발자가 더 많은 수익을 챙기도록 유도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특정 게임을 독점 공급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을 강제한다는 것이다.

스위니 대표는 "신규 스토어나 마켓이 들어와서 기존의 독점 마켓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독점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승자독식으로 끝날 것"이라며 "기존의 수익 배분 시스템 자체가 불합리했으므로 우리는 12%로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앞으로 더 많은 스토어가 출현하고 경쟁하려면 수익 배분을 낮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생태계 등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구글 스태디아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에 대한 지원도 계속된다.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1년 이상 스태디아 지원 활동을 진행했으며, 아마존 웹 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과도 협력을 진행했다.

스위니 대표는 PS4와 X박스 원에 이은 신규 콘솔 기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개발자 지원 정책도 확대 운영한다. 지난 'GDC 2019'에서 에픽게임즈는 총 지원금 1억 달러 규모의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에픽 메가그랜트'를 발표했다. 에픽 메가그랜트는 기존 후원 프로그램 '언리얼 데브 그랜트'보다 총 지원금이 20배가 늘어 화제가 됐다.

스위니 대표는 "포트나이트의 전 세계적인 흥행이 지원금 상향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성공 사례를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기금을 증액했다"라며 "규모가 커진 만큼 게임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영화, TV, 오픈소스, 학계에서 진행하는 연구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적시에 적절한 지원을 통해 개발자가 빨리 성공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추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게임 업체들도 올바른 게임 이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게임이 현실보다 재미있어도 이용자 스스로 균형 있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게임 업체도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과금을 많이 하면 등급이 높아지거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하는 것 등은 게임에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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