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5.15 17:56

민주당 "박근혜에게 '최순실'이라면, 나경원에겐 '일베' 있는 것"
한국당 "제1야당을 '도둑놈'이라고 막말 한 민주당 대표 사과했나"

자유한국당 김승희·박순자·김정재·송희경 의원(왼쪽부터 차례로) 등은 15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에 혈안 된 여당,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일갈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김승희·박순자·김정재·송희경 의원(왼쪽부터 차례로) 등은 15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에 혈안 된 여당,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일갈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여성당원들이 1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망언 규탄 및 사퇴촉구 집회'를 여는 등 한국당 나경원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한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정론관 브리핑에서 "일베 즐겨찾기 나경원 원내대표,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은 '일베정당'이냐"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정재 원내대변인을 비롯한 한국당 여성의원들도 맞섰다. 이들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에 혈안 된 여당,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입에서 어떻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반문특위', '좌파독재', '달창'과 같이 일반 국민들은 듣도 보도 못한 표현들이 줄줄이 나오는지 의아했는데 드디어 그 출처가 밝혀졌다"며 "어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인피니티 건틀릿'에 비유하며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발언을 하며 '일베 즐겨찾기' 논란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고 힐난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작년부터 돌아다니던 이미지가 바탕이 된 것"이라며 "해당 이미지를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야 무슨 말인지 연상조차 어려울 정도로 생경한 단어들의 연속"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최순실'이 있었다면,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에는 '일베'가 있는 것"이라며 "말씀자료에 참고할 것이 없어 극우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극단적 표현들을 차용해왔던 것인지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당은 주요 여성의원들 상당수가 참여한 기자회견을 통해 "우발적인 말 실수 하나로 야당 원내대표의 인격을 말살하는 '야당 죽이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물의를 빚은 말실수에 대해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상황에서 무심코 사용한 점을 인정하고, 즉각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 원내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말실수를 왜곡·확대·재생산하면서 이를 불필요한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급기야 대통령마저 나서 야당 원내대표의 말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를 위한 치졸한 정치행태이자, 국민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대통령의 모습이라 할 것"이라며 "여기에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의원까지 나서 '욕쟁이 아줌마'라며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인격 모독에 가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에는 한결같이 귀 닫아온 민주당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반응이다. 참 말 잘 듣는 집권여당"이라고 비꼬았다.

급기야 이들은 수세를 넘어 공세로 전환했다. "민주당에 묻겠다"며 "틈만 나면 보수 궤멸을 외치고 막말을 쏟아낸 여권 인사들의 과오는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제1야당을 '도둑놈'이라고 한 당 대표, 야당 원내대표에게 '지금 좀 미친 것 같다'고 한 전 원내대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청년이 미개하다고 한 최고위원, 이들이 단 한번이라도 사과한 적이 있었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야당 원내대표 죽이기에 혈안이 된 집권여당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괜한 말꼬리 트집에 집착하지 마라"며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야당 원내대표 헐뜯을 시간에 무너지는 민생을 살려달라는 국민의 처절한 목소리부터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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