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05.19 15:10

비판 여론 일파만파…"여경 없애라" 청원까지 등장

(사진제공=구로경찰서)
(사진제공=구로경찰서)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여성 경찰관이 취객에게 무능한 대처를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대림동 여경'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사건 발생 장소가 '영등포구 대림동'이 아닌 '구로구 구로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로동에서 일어난 일은 아직도 '대림동 여경'으로 현 시점까지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못한 채 여경 채용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좀처럼 시원한 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는 탓이다.

정부의 여경 채용 확대에 대한 반발 여론도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일어나기 앞서 경찰은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당분간 공채 때 여경 비율을 25%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 여경을 없애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범죄자를 제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남성시민의 도움을 찾는 여경은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림동 여경 논란은 시간을 거슬러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 영상엔 지난 13일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남성이 한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이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남성 경찰관이 뺨을 맞자 여성 경찰관은 무전으로 "남자 분 나오라"며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선 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무전 요청만 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해명을 위해 사건 과정 전체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논란의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의 해명 영상에서 해당 여경이 주변 남성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경찰관이 아무리 다급했다고 해도 시민에게 부탁이 아닌 지시하는 듯한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7일 구로경찰서는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결국 수갑을 채운 건 주변에 있던 교통경찰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경찰 해명 영상 캡처)

17일 구로경찰서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의 입장자료를 내고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며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분 가량의 전체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나 1분 19초부터 1분 55초까지의 영상은 나오지 않고, 소리만 흘러 나온다.

경찰 해명에 따르면 당시 여경은 상황이 다급해지자 현장 1~2m 앞에서 이 모습을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의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순간 건너편에서 신호 점검 중이던 교통경찰관 2명이 달려왔고, 그중 한 교통경찰관이 "채워요?"라고 묻자, 영상을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은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 그 뒤 여경과 교통경찰관 1명은 함께 힘을 합쳐 취객에 수갑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화면이 뒷부분에서 검게 처리된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되자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이 '자신이라도 도와줄까' 싶은 마음에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탓"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의 해명대로 정말 식당 여주인이 수갑을 채워달라고 긴급하게 요청한 것인지, 여경이 남성 시민(식당 여주인의 남편)이 아닌 교통경찰관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지시한 것인지는 해명 영상으로는 명확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다 공중파 3사의 보도가 모두 달라 대중들의 혼란을 더욱 야기시키고 있다.

원본 영상 속 오고 간 대화(화면이 검게 처리된 부분) 내용 발언을 한 사람이 정확히 누군지 알 수 있도록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19일 현재까지도 관련 해명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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