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5.20 11:04
대림동 여경 논란 (사진 출처 = 서울 구로경찰서)
대림동 여경 논란 (사진 출처 = 서울 구로경찰서)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이른바 '대림동 여경' 영상 속 여성 경찰관(여경)이 주취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있는 가운데, 경찰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일 표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경이 주취자 체포를 위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해 비판 받는 것에 대해 "현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 취객 한 분을 남자 경찰관(남경)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혼자 제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1명 제가 제압을 제대로 해 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술 드신 분들은 일단 신체가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많이 저항을 한다. 더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가 있다. 몇 년 전에는 그런 취객을 제압하다가 사망한 경우들이 있었다"며 "그것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어떤 자격 유무라든지 또는 이것을 확대시켜서 여성 경찰관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경이 다른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에 대해 "위급할 때는 (요청이) 당연히 가능하다. 물론 일상적으로 경찰이 해야 될 일을 시민께 부탁드리면 안 되겠지만 상당히 위급하거나 안전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는 도움 요청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시민분이 도와주시면 훨씬 더 안전하게 상황이 제압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일단 그 상황은 여경이 무릎으로 상대 주취자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추가적인 난동이나 위해를 방지하려면 수갑을 채워 거동에 제한을 해야 하는데 무릎으로 상체를 제압하고 손으로 팔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수갑 착용 자체는 어려운 동작이었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시민분이 조금 제지만 해 주신다면 용이할 수 있다. 이런 판단 같다"고 했다.

표 의원은 '대림동 여경' 영상이 퍼진 이후 여경 무용론이 등장한 것에 대해 "저는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말 같다"며 "경찰 업무의 70%는 소통이다. 현장 출동했을 때 특히 미국에서 연구를 보면 남성-남성 2인조가 현장 출동했을 때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출동했을 때 경찰과 대상과 어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그런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여경 선발 시험에서 체력 검사 기준이 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의 차이"라며 "시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영국 경찰의 경우에는 34kg를 멜 수 있고 35kg을 당길 수 있으면 되고 왕복 달리기의 기본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 번에 안 되면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 가장 중요한 건 신체 조건을 갖춘 사람이 아니다.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후에도 훈련을 통해 우리가 갖추도록 해 주겠다. 이게 영국 경찰 기본 태도다. 힘만으로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이 돼야 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표 의원은 "경찰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다는 보장이 없다. 사회 자체가 법과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맞다. 힘을 쓰는 일들이 계속 있어야 된다는 그런 사회라면 얼마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 영상에 따르면 지난 13일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남성이 한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이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남성 경찰관이 뺨을 맞자 여성 경찰관은 무전으로 "남자 분 나오라"며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선 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무전 요청만 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해명을 위해 사건 과정 전체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논란의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의 해명 영상에서 해당 여경이 주변 남성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장면이 나왔기 때문. 특히 여성 경찰관이 아무리 다급했다고 해도 시민에게 부탁이 아닌 지시하는 듯한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7일 구로경찰서는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결국 수갑을 채운 건 주변에 있던 교통경찰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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