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6.01 05:15

성수산 상이암,'구룡쟁주지지'에 위치…하루 500여명 찾는 한반도 제일의 기도터
'한국의 스위스 아펜젤'…만들고, 먹고, 놀수 있는 치즈 체험의 대표적 놀이터

구담마을 당산나무가 있는 언덕에서 바라본 전경, 강건너가 순창따이다. (사진=손진석 기자)
구담마을 당산나무가 있는 언덕에서 바라본 전경, 강건너가 순창 땅이다.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수많은 관광지 중에 주말여행으로 적당한 곳으로 전북 임실만한 곳은 없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여를 달리면 도착하는 곳이다. 

특히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맞을 수 있는 청정 자연이 있는 곳. 자전거와 걷기여행에 최적화된 곳. 임실은 한가로움에 풍덩 빠져 풍요로운 자연의 축복을 풍성하게 수확 할 수 있는 곳이다.

섬진강 상류 지역에 해당하는 임실군은 서울과 비슷한 597㎢ 면적의 행정구역을 가지고 있지만 산이 행정구역의 75%를 차지한다.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명소들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신비의 옥정호, 신선들의 쉼터 사선대, 임실치즈테마파크, 필봉농악전수관, 전북119안전체험관, 강변사리, 오수의견, 왜가리서식지 등 임실 9경과 임실N치즈축제, 옥정호 꽃걸음 빛바람 축제, 의견문화제, 사선문화제, 필봉마을굿축제, 섬진강다슬기축제, 둔데기백중절 등의 축제가 풍성한 곳이다. 특히 임실의 대명사가 된 치즈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 테마다. 

올 여름 휴가 트렌드 중 하나가 개인 취향에 맞는 여행과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는 '느린여행' 혹은 아무 것도 하지않는 '무민여행'이다. 이러한 여행의 최적지가 바로 임실이므로 지금부터 휴식을 위한 여행지를 둘러보자.  

임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진 구담(九潭)마을을 찾게 된다. 1998년 이광모 감독이 만들어 대종상의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도쿄영화제 금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던 작품 ‘아름다운 시절’의 배경이 된 곳이 구담마을이다. 

구담마을에 있는 2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정자(사진=손진석 기자)
구담마을에 있는 2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정자(사진=손진석 기자)

구담마을의 버스 정류장에서 포장된 언덕길을 걸어 내려오면 멀리 마을회관 겸 당산나무가 있는 언덕이 보인다. 이곳에 올라서면 섬진강물과 강 너머 순창 땅이 높이 우뚝 솟은 산을 배경으로 넋을 놓게 하는 멋진 경치가 펼쳐져 있다. 

이 곳은 가을이면 갈대밭이 바다처럼 뒤덮여 강변을 따라 도로 끝까지 이어진다. 당산나무를 비롯해 열 그루 정도의 고목이 만들어 낸 시원한 숲 그늘에 넓은 공터가 있다. 공터 한쪽에는 고래사냥의 남애항, 화엄경의 우도 등 전국 10여 개소에 밖에 없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세운 영화촬영 현장비가 있다. 

당산 나무들이 자리한 언덕의 데크에서 잠시 경치를 눈에 담고, 사진을 찍기 위해 ‘치~즈’를 외처야 하는 곳이다. 그러곤 좀 더 가까이서 느껴보기 위해 산책길을 따라 섬진강가로 내려가면 멀리서 구담마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시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느리게 걸으면서 마음에 여유를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된다.
 

구담마을  산책로 시작점(사진=손진석 기자)
구담마을 산책로 시작점(사진=손진석 기자)

이 곳의 마을 이름은 본래 안담물이었다. 그러나 이후에 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가 많이 서식한다고 구담이라 하기도 했고, 강줄기에 아홉 군데의 소(沼)가 있다 하여 구담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구담마을은 강변에 위치해 산과 물이 어우러져 비탈의 정자나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은 햇빛에 반사된 청록색의 나무 잎사귀와 푸르른 높은 하늘을 묻혀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시원해지는 곳이다.

임실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섬진강 시인인 김용택 시인이다. 진뫼마을 김용택 시인의 어릴적 살던 집 마루에서 건너 산을 바라보면 30년 이상 섬진강을 노래해 온 시인의 치열한 삶의 조각을 만날 수 있다.

차를 몰아 진뫼마을에 다가서면 마을 앞에 큰 정자 나무한그루가 시원한 그늘로 반겨준다. 여느 시골마을과 다를 바 없는 이곳에는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을 사랑하는 작가의 삶과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작가의 생가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섬진강 시인 김용택 작가의 생가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김용택 시인의 집은 야트막한 돌담으로 둘러진 작은 기와집이다. 돌담 안쪽으로 잔디가 잘 가꿔져 있으며, 오래된 나무마루 한편에 언제라도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커피포트와 커피가 마련돼 있다. 또한 서재의 문을 열어두어 주인 없는 집을 찾는 이들이 헛걸음하지 않게 배려해 주고 있다. 

입구에 도착하면 김용택이란 깔끔한 문패가 보이고 잔디밭 사이로 돌길이 인상적이다. 또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서재에는 글이 돌아온다는 뜻의 회문재(回文齋)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고, 방 입구에는 책과 메모장이 있다.

방 안 벽으로는 책이 높이 쌓여 있었으며, 몇 장의 사진들이 시인이 거주하던 당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책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이 작은 방에서 시인은 섬진강 자락을 바라보며 섬진강을 썼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을 얻게 됐다.  
 
현재 생가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바로 뒤에 새로 지은 집에서 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김 작가의 설명도 들을 수 있는데 단지 귀와 마음을 열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그의 시간을 잠시나마 할애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보통 여기서 섬진강을 따라 만들어진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고, 자전거를 이용해 바람을 맞아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만약 시간이 조금 부족하다면 진뫼마을에서 차로 30여분 걸리는 붕어섬을 만나러 가보자.

국사봉 정상 조망대로 가기 위한 산책로 (사진=손진석 기자)
국사봉 정상 전망대로 가기 위한 산책로 (사진=손진석 기자)

붕어섬을 보기 위해 국사봉아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명품길이다. 옥정호 주변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우수상에 지정된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국사봉 아래 주차장에서 약 20분 정도 가파른 나무 계단과 산 능선을 올라 해발 475m의 국사봉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멀리 옥정호 가운데 헤엄치는 한 마리 금붕어를 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치~즈’하며 인생샷을 남발하게 되는 지점이다.

붕어섬은 섬진강 다목적댐을 만들면서 생긴 수몰 지역의 뒷동산 언덕이다. 원래 지명은 산 바깥 능선의 날등이란 뜻의 ‘외앗날’이었으나, 물이 채워지고 남은 부분이 금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지금은 거대한 인공호수인 옥정호의 명물인 붕어섬으로 불리고 있다.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붕어섬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0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붕어섬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0

현재 붕어섬은 경관공사가 한창이다. 경관공사가 끝나는 올해 말 경에는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붕어섬을 돌아볼 수 있을 거라고 문화해설사 분이 귀띔한다.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옥정호는 일교차로 인해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봄, 가을에는 운해로 감싸인 옥정호와 붕어섬의 전경이 절정을 이뤄 많은 관광객들이 국사봉 전망대에 오른다. 

멋진 풍경과 한편의 시로 마음을 채웠다면 이제 배를 채워야 즐거운 여행이 된다. 임실에 왔으면 숙성 치즈는 맛봐야 한다. 만들고, 먹고, 놀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치즈 체험의 대표적 놀이터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찾아보자.

임실치즈테마파크는 스위스 아펜젤을 모델로 했다. 아펜젤은 아기자기한 건물들로 스위스의 속의 진정한 스위스로 불리는 곳이며, 스위스의 대표적인 치즈 아펜젤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임실치즈테마파크는 8년간의 사업기간을 거쳐 임실군 성수면 도인리 13만㎡, 축구장 19개 넓이의 초원 위에 조성돼 지난 2011년 10월 개장했다. 이곳은 임실치즈의 맛과 멋이 깃든 체험교육의 장, 유럽풍의 아름다운 경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문화관광의 장으로 임실치즈관광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중심이다. 

치즈테마파크 치즈만들기 체험프로그램 (사진=손진석 기자)
치즈테마파크 치즈만들기 체험프로그램 (사진=손진석 기자)

임실치즈테마파크에는 임실청정원유로 임실N치즈를 생산하는 유가공공장, 치즈가 맛있어 지는 공간으로서 치즈가 숙성되어 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치즈숙성동굴 등 치즈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와 시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서 열리는 치즈축제가 볼만하다. 대한민국 최초의 치즈 발상지 50년 역사와 임실N치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임실N치즈축제는 유럽풍의 건축물과 푸른 초원이 어우러진 임실치즈테마파크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임실치즈마을에서 개최된다. 

축제장은 낙농 및 치즈 등 다양한 체험을 비롯해 1000만 송이의 국화가 전시되어 향기 가득한 오감만족 가을 추억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올해 축제는 ‘치즈愛 반하다 임실愛 끌리다’란 주제로 오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개최된다. 

임실치즈테마파크 입구에서부터 길을 따라 걸어만 다녀도 이색적인 풍경이 즐거운 곳이다. 계절마다 꽃들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색 건축물에서 역시 ‘치~즈’하며 사진 한 장 찰칵한다. 치즈 만들기 체험에 이어 치즈로 만든 음식을 맛본다. 커다란 궁궐의 정원처럼 멋지게 꾸며진 정원과 조형물은 추억의 한편에 쌓인다. 

취락원의 야경 (사진=손진석 기자)
취락원의 야경 (사진=손진석 기자)

어느덧 해가 서산에 걸리며 긴 그림자를 드리우면 하루종일 바쁜 일정으로 피곤한 몸을 쉬기 위해 좋은 숙소가 필요하다. 임실에는 필봉문화촌에 있는 힐링스테이 필봉한옥 취락원(取樂原)을 추천한다.

필봉농악의 발상지로 우리 전통문화의 전승, 교육, 전시, 체험 공간을 고루 갖춘 특성화된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조성된 곳이 필봉문화촌이다.

필봉문화촌은 붓을 닮은 필봉산 아래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푸진 삶을 살아온 소박한 사람들이 400년 동안 신명으로 굿을 지켜온 넉넉하고 흥이 넘치는 곳이다. 전설이 된 풍물굿을 축제로 만들고, 아버지의 업을 천직으로 이어가는 노동과 생활의 근심을 신바람으로 바꾸는 가락과 흥이 있는 장소다.
 
필봉농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풍물전시관과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이 가능한 한옥촌을 중심으로 상설공연, 축제 등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주요 행사를 위한 필봉굿산대(야외극장), 내방객들의 편의를 위한 주차장, 식당,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 마련된 한옥스테이 취락원은 필봉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한옥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한옥생활체험관으로 문화촌 옆에 위치해 있다. 

취락원의 아침 풍경(사진=손진석 기자)
취락원의 아침 풍경(사진=손진석 기자)

필봉한옥 취락원은 2인실, 4인실, 5인실, 8인실, 12인실, 15인실 등 인원에 따라 숙식이 가능하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있는 현대인들이 한옥에서의 숙식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방 구조는 한옥답게 온돌식으로 되어 있다. 
 
특히, 이른 아침 촉촉하게 젖어 있는 취락원의 모습과 한밤에 처마 끝으로 밤하늘 은하수 별빛과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밤바람은 술 한 잔이 그리워진다. 깊어가는 밤이 아쉬워 더욱 도란도란 이야기와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더욱이 산들바람에 무더위를 쫓으며 마당에서 펼쳐지는 전통 연희극 '춤추는 상쇠'는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추억과 낭만을 선사한다.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고, 누릴 수 있는 한옥스테이, 그곳이 바로 취락원이다. 

한옥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특별하다. 방문을 열면 마루와 기와지붕의 끝자락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부지런히 짐을 챙겨 다시 하루의 여정을 나섬에 마음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전국에서 가장 명당자리라고 불리는 성수산 상이암(聖壽山 上耳庵)을 오르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할 것이다. 이곳은 지난 2014년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방영되면서 이성계의 기도터로 알려져 하루 20~30명 정도 찾던 절에서 하루 500명 이상이 찾는 한반도 제일의 기도터로 조명 받고 있다. 

임실 성수산 상이암 가는길, (우측 아래) 어필각에 있는 삼청동비 (사진=손진석 기자)
임실 성수산 상이암 가는길, (우측 아래) 어필각에 있는 삼청동비 (사진=손진석 기자)

특히 정치인, 군인 등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산 밑에서 정성스레 암자까지 올라가서 좋은 기도 받고 스스로의 앞날을 마음에 새겨보자.

산 밑 주차장에서 아름다운 숲길을 50여분 걸으면 도착하는 상이암은 암자에 이르는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암자와 가까워지면 가팔라지는 길이 조금 힘들기도 하지만 느릿느릿 기도하듯 걷다보면 어느새 상이암이 보이는 입구에 도착한다.

상이암 입구에서 제일 먼저 할 것은 인생샷 촬영이다. 잠시 마음을 다잡고 상이암 무량수전이 보이는 아담한 경내로 들어서면 자그마한 연못과 화백나무의 듬직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상이암에서 거주하고 있는 진영스님과 잠시 차담을 나누며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  

진영스님은 “속세에서 힘든 것은 마음에 욕심이 넘쳐서다”라며 “욕심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지만 너무 많은 욕심은 스스로를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을 다 버리면 나처럼 절에 들어와야 되니 많은 욕심 중에 조금만 내려놓고, 또 조금 내려놓은 욕심 중에 조금 내려놓다 보면 스스로 아프게 한 원인이 사라지니 살아가기에 편해질 것”이라고 살아가는 지혜를 나눴다.

성수산 상이암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성수산 상이암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상이암은 아홉 마리의 용이 구슬을 물려고 다투는 형국인 구룡쟁주지지(九龍爭珠之地)에 위치하고 있어 도에 능한 자만이 이곳을 찾아 올 수 있는 곳이라고 무학도사가 말한 곳이다.  

임실 성수산은 해발 876m로 산이 높지는 않지만 숲이 깊고 울창하고,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전망이 빼어나다. 성수산의 아홉 능선의 기가 모인 곳에 위치한 상이암은 고려와 조선의 개국설화가 서려있는 사찰이다.
 
상이암 입구에 고려 말 무학대사의 권유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치성을 올린 후 발용의 대몽을 꾸고 친필로 석면에 새긴 삼천동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훗날 태인현감 손병호가 어필각을 지어 삼청동비를 모셨다. 

상이암 경내에는 환희담비와 삼청동비를 비롯해 무량수전과 요사채, 산신각, 전라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상이암부도 3기가 있다. 

아쉬운 임실 여행을 마감하기 전에 잠시 쉬었다 가면 좋을 곳이 있다. 신선들과 선녀들의 놀이터였다고 전해지는 물과 경치가 좋은 사선대(四仙臺)다. 

사선대의 유래를 그려놓은 벽화(사진=손진석 기자)
사선대의 유래를 그려놓은 벽화(사진=손진석 기자)

사선대는 섬진강 상류 오원천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자연환경이 빼어난 지역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워 봄에는 산개나리와 벚꽃, 여름에는 푸른 신록, 가을에는 붉은 단풍과 낙엽, 겨울에는 하얀 눈길 등 계절별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하는 국민관광지다.

이곳 맞은편 언덕에 1928년부터 6년에 걸쳐 전통적인 조선시대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진 운서정에서 바라보는 사선대의 풍경은 일품이다. 조각공원의 작품을 감상하며 품위를 높이고, 사선대 벽화에서 신선과 선녀의 풍류를 즐기는 모습에 살짝 부러움을 느끼며 여행을 함께한 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한없이 즐겁다. 

멀리 운서정이 보인다. (사진=손진석 기자)
사선대 다리에서 바라본 운서정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사선대에는 사선대 조각공원과 해발 430.5m의 성미산 정상의 산세를 이용해 산꼭대기를 둘러쌓은 성미산성, 다양한 목재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전통의 목재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된 목재문화체험장 등이 주변에 있다. 

여행을 마치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임실은 천천히 보면서 생각하고 잠시 앉아서 멋진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기에 좋은 여행지다. 바람도 느끼고 물소리도 듣으면서 한가로움 속에서 평화로움과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는 최적이다. 한차례 방문으론 턱없이 부족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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