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6.06 06:00

미 연준, 경기 둔화 가능성에 금리 인하 시사...달러인덱스 약세 보일 수도
1170원에서 1195원 사이에서 등락...국내 경기 부진에 원화강세 어려워

(그래픽=픽사베이)
(그래픽=픽사베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지난달 말 1달러당 1200원을 목전에 두던 원·달러환율이 소폭 하향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와 환전을 고려하는 금융소비자의 달러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의 개입 의지,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 등으로 원·달러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6일 은행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변동성이 여전해 원화가치 강세 흐름은 쉽지 않지만 환율 오름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혜진 KDB미래전략연구원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화폐가치지수)는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원·달러환율은 무역갈등 지속, 수출 부진 등 원화 약세 압력으로 상승하겠으나 금융당국의 통화안정화 의지에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강세 흐름은 유지되나 원·달러환율이 현 수준에서 소폭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원화약세가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인상 가능성, 한국 당국의 개입 등의 이유로 완화됐다”면서 “원화강세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워 원·달러환율은 1170원에서 1195원 사이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강해지며 이같은 전망이 힘을 받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컨퍼런스에서 “연준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모른다”며 “탄탄한 고용시장과 목표치 2% 안팎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경기 확장 상황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악화될 경우 금리인하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지난해 말에 올해 기준금리 동결이나 인하를 예상했던 FOMC 위원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미국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점쳐치고 있다. JP모건은 하반기 경제 침체 가능성을 전월 전망(25%)보다 높은 40%로 제시했다. 동시에 멕시코에 대해 관세를 인상할 경우에는 연준이 올해 0.25%포인트씩 두 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도 두 차례 금리 인하로 총 0.75%포인트를 인하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하강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경상수지가 8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국내 경기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가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0.4% 역성장했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들어서면서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통화에 비해 달러가치는 약세를 보일 수 있겠으나 한국은 여전히 무역전쟁의 한 가운데 놓인 국가이고 경기 상황도 좋지 않아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인하가 유력시 되면 한국도 부진한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대외 악재라도 해소되지 않으면 연내 원화가치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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