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6.09 12:00

한병우 서울대 교수 연구팀

단백질 콘엠이 자연형 외피 단백질과 유사하게 발현되고 구조를 갖으며, 토끼 및 원숭이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치료제 및 백신으로써의 효과가 광범위한 중화항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인다. <그림제공=한국연구재단>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한병우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단백질의 대표적 구조를 설계해, 치료용 항체 유도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의학센터와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에이즈 치료 항체를 개발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이러스(HIV)의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변이된다는 점이다.

외피 단백질이 인간 면역세포에 결합‧침투하는 과정을 저해하는 치료법이 제안되었지만, 광범위한 변이체로 인해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변이를 모두 분석해서, 전체 외피 단백질을 가장 잘 대표하도록 설계된 단백질 '콘엠'을 백신 개발에 최적화되게 추가 변형했다.

이를 통해 광범위한 에이즈 변이에 대하여 치료 효과가 좋은 항체들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017년까지 알려진 6000개 이상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의 모든 서열을 분석해, ConM을 백신 개발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하고,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혔다.

설계된 ConM 단백질을 토끼와 짧은 꼬리원숭이에 주입하여 에이즈 치료 항체를 유도했고, 이로써 백신으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규명했다.

한병우 교수는 “이 연구는 변이체가 광범위하고 다양하여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힘든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백신 연구에 직접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 원리를 적용해서 변종이 심해 치료법 개발이 힘든 독감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단백질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

한병우 교수 <사진제공=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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