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2 11:39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전영우 교수팀

조석구(왼쪽)와 전영우 교수.
조석구(왼쪽)와 전영우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안와림프종'에 대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림프종센터 혈액내과 조석구·전영우 교수팀은 '안와 변연부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정립했다고 22일 밝혔다.

‘안와 변연부 림프종’(ocular adnexal MALT lymphoma)은 안구 주변조직에 생기는 종양이다. 50~70대,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염증성 징후를 보이면서 안구가 돌출되지만, 시력이 계속 유지돼 조기발견이 어렵다. 아직까지 표준화된 치료지침은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2004년~2015년까지 10년간 가톨릭 산하 병원의 림프종그룹에서 1차성 안와 변연부 림프종으로 진단·치료 받은 208명의 환자를 선별했다. 그리고 1차 치료법인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를 각각 시행한 뒤 부작용과 생존율 등 예후를 분석했다.

먼저 안와 변연부 림프종은 여성이 60.1%로 남성에 비해 많이 발생했다. 평균 발병연령은 46세였으며, 10년 생존율 및 무병생존율이 각각 92.7%, 69.7%로 우수했다.

1차 치료법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는 56%로, 이중 92%가 완전관해(재발되지 않고 완전히 치료가 된 상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치료 후 부작용으로는 2년 이상의 안구건조증,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각막 궤양 등 국소 합병증이 발생했다. 합병증으로 인해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음에도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1차 치료법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는 42%였다. 이중 완전관해는 84.9%, 부분관해는 12.8로 97.7%의 치료 반응률을 보였다. 항암치료 후 부작용은 조절가능한 부작용만 있을 뿐 영구 합병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방사선 치료군은 1차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훨씬 국소화된 병변을 가지고 있었다. 또 1차 항암치료 환자군은 골수침범이나 다른 부위의 림프절 침범을 동반했던 환자가 주를 이뤘지만 두 그룹간 생존율 차이는 거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안와림프종 치료 후 부작용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표준화된 치료법을 제시했다.

우선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안구 관련 합병증이나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등 발생률이 높은 점을 고려했다. 따라서 젊은 연령층에서는 병기가 낮더라도 방사선 치료와 관련된 합병증과 삶의 질을 높이는 측면을 고려해 항암치료를 권장했다. 또 중·장년층은 항암치료보다 방사선치료를 1차치료로 도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정했다.

조 교수는 “서구에서 안와림프종은 50대 후반에 주로 나타나지만 국내에서는 30~40대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빈도가 높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법을 제시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 Lancet 온라인 학술지 'EClinical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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