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19.08.13 06:55

중국 하얼빈역과 동경 126도 일직선에 안 의사 기념물들 나란히 서 있어

만수사. (사진제공=장흥군청)

[글=이혜균 안중근의사기념관 사무국장] 전라남도 지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안중근의사 기념물이 밀집되어 있다.

특히 장흥 장동면 만년리 만수마을에는 국내 유일의 안중근 사당인 해동사가 존재한다. 1952년 죽산 안씨 문중의 사당인 만수사(萬壽祠)가 건립됐다. 

해동사. (사진제공=안중근의사기념관)
해동사. (사진제공=안중근의사기념관)

그후 1955년 만수사 경내에 안 의사 사당이 건립되어 위패를 봉안하였는데 이는 안중근의사의 사당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던 유림 안홍천 선생의 제안에 죽산 안씨 일문과 지역 유지들의 성금으로 세운 것으로, 건립 당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해동명월(海東明月)’이라는 휘호를 따서 ‘해동사’라 명명하였다.

이후 해동사는 2000년에 3칸 맞배지붕으로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며, 사당 내에는 안 의사께서 뤼순옥중에서 순국 전에 휘호하신 유묵 「고막고어자시(孤莫孤於自恃, 스스로 잘난 체 하는 것보다 더 외로운 것은 없다)」, 「극락(極樂)」 등의 복사본 3점이 놓여있다. 안씨 문중에서는 매년 음력 3월 12일에 이곳에서 제향을 올리고 있다. (1984년 전라남도 지정문화재자료 제71호로 지정).

안중근 의사 위패 봉안식에서 안 의사 딸 현생 씨가 영정사진을 든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죽산안씨문중)

전라남도 지방에는 타 지역에 비해 안 의사 동상이 유난히 많은 편이다.

왼쪽부터 전남 장성 상무대,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광주광역시 상무시민공원에 세워진 안중근 의사 동상.(사진제공=안중근의사기념관) 

장성 상무대(1959년 본회에 의해 남산 숭의여고에 건립 → 1967년 남산공원으로 이안 → 1973년 광주 상무대로 이안 → 1994년 장성 상무대 이안)를 비롯해 광주 중외공원(1995년 광주시), 함평 상해임시정부청사(2010년 안중근평화재단), 장흥 정남진(2011년 안재성), 광주 상무시민공원(2017년 민주평화통일 광주지역회의 청년위원회) 등 5곳에 건립되어 있다.

왼쪽부터 전남 함평 상해임시정부청사, 전남 장흥 정남진에 세워진 안중근 의사 동상.(사진제공=안중근의사기념관)

특히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해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우산도)에 세워진 높이 4m 동상은 본회 안재성 이사의 기부로 건립된 것으로 두루마기를 입은 안중근의사가 단지한 왼손으로 태평양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기념물로는 1961년에 국내 최초로 전남 광주공원에 안중근의사숭모비(대한의사안공중근숭모비)가 심산 김창숙 선생의 글과 소전 손재형 선생의 글씨로 제작 건립되었다. 그러나 이 숭모비는 1987년 새로 조성된 중외공원으로 이전되었다. 

이후 1995년 공원 내 안 의사 동상을 건립하면서 숭모비 기단을 그대로 활용하게 되었다. 남은 비신(숭모비·높이 2m 70cm, 두께 90cm)은 방치된 채 지난 25년간 행방이 묘연했으나 최근에 발견됐다. 

이에 필자는 올해 4월, 6~7월 네 차례에 걸쳐 광주시의 안중근숭모비 건립추진위원회의에 참석해 건립 방향을 제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대한의사안공중근숭모비’는 안 의사 의거 110주년이 되는 금년 10월에 의향의 고장 광주광역시 중외공원에 재건립될 예정이다.

전남지방에 있는 안 의사 기념관은 동경 126도 선상에 있다. (이미지제공=안중근의사기념관)

특이하게도 남도의 안중근의사 기념물은 의거 현장인 중국 하얼빈역과 자오선 축선으로 동경 126도의 일직선에 위치한다. 하얼빈(126° 38'), 장흥 해동사(126° 56'), 정남진 동상(126° 58'), 함평 동상(126° 28'), 상무대 동상(126° 37'), 광주공원 옛 숭모비(126° 54')가 한 축선에 자리한다. 장흥 정남진에서 정북방향으로 직진하면 하얼빈역이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현장인 나주역과 광주역(현 동부소방서)도 하얼빈역과 동일선상이다. 범상치 않은 항일의 인연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유일의 안중근 사당인 장흥 해동사를 허브로 정남진과 함평의 안중근 동상을 지나 최초로 제작된 동상이 있는 상무대, 국민들의 뜻을 모아 처음으로 건립한 숭모비와 동상이 함께 있는 광주 중외공원까지. 남도는 가히 안 의사의 혼이 함께 숨 쉬는 ‘항일의 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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