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8.14 13:29

올 2분기 매출, 전분기 대비 6.6%↑…글로벌 D램 점유율 45.7%로 최고치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인 인텔과의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줄어들던 반도체 사업 매출이 올 2분기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줄었다.

지난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은 인텔이 154억4900만 달러(한화 약 18조8323억원), 삼성전자가 129억7200만 달러(약 15조8128억원)로 각각 1·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6.6% 성장한 반면 인텔은 2.1% 줄었다.

인텔은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부진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맞으면서 지난해 4분기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이후 3분기 연속 2위에 머물고 있다.

론 엘방어 IHS마킷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가격 하락 압력과 수요 부진, 공급 과잉 문제가 남아있음에도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와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모바일과 스토리지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6분기 중 최고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D램 호황 종료와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올린 성적이라 눈길을 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올 2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액은 148억4400만 달러(한화 약 17조9600억원)로 전분기보다 9.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67억8300만 달러로 점유율 45.7%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일본의 대(對)한국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반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면서 인위적 생산 감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DS부문(메모리)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일본 조치는 소재에 대한 수출금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절차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향후 진행방향의 불확실성이 있어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과 관련부서가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감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원재료로, 투입을 줄이면 반도체 생산량도 감소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급락,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의도적인 감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인텔'과 매출 격차를 줄이고 '인위적 생산 감축'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나,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다시 가져오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메모리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인텔이 3년 만에 '반도체 시장 1위'를 되찾을 것이 확실시된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미중 통상전쟁 등의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유지된다고 장담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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