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vs 손보사, '1000억대 맘모톰 소송' 지속...애꿎은 환자만 피해
병·의원 vs 손보사, '1000억대 맘모톰 소송' 지속...애꿎은 환자만 피해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9.08.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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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확인서 안 주거나 보험사의 거부로 보험금 못 받는 환자들 속출
업계 "과잉진료도 문제…신의료기술 인정 불구, 과거 시술에 대한 소송 취하 없어"
왼쪽은 한 의사가 유방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진, 오른쪽은 맘모톰 시술 원리를 보여주는 설명도. (자료=위키피디아)
왼쪽은 한 의사가 유방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진, 오른쪽은 맘모톰 시술 원리를 보여주는 설명도. (자료=위키피디아)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맘모톰 시술(초음파유도하 진공보조장치를 이용한 유방 양성병변 절제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불법시술' 논란은 사그라들 전망이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손해보험사들은 신의료기술 인정 전 시술 건에 대해 해당 의료기관에 소명자료를 요구하고 민간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신의료기술 인정과는 별개로 법적 절차를 지속할 예정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양측의 소송전으로 시술경로가 좁아지고 보험금 지급이 지연돼 환자 피해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의료당국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각사는 그동안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지 못했던 맘모톰 시술 건에 대해 추진해온 소송을 지속할 방침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 관계자는 "관련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면서 지속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추산한 손보사의 소송 규모만 1000억원대다.

맘모톰 시술은 지난 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초음파유도 아래 진공보조장치를 이용해 종양 있는 유방에 탐침(探針)을 삽입, 탐침 내로 종양을 흡입해 제거하는 의료기술이다. 유방을 절개하지 않는 덕분에 수술 후 상처가 거의 없어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의료기관은 제거된 종양을 검사해 악성 여부를 환자에게 알린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과거 맘모톰 시술에 대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지 못한 '불법의료행위'로 규정, 진료비 확인 및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을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신의료기술로 인정되지 않은 의료행위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어서 치료비 산정이 매우 힘든데다가 시술 후 환자로부터 '행위비용'을 징수할 수 없으므로 의료기관으로 지출된 보험금 등 비용은 환불대상이란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행된 맘모톰 시술은 '과잉 진료'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손보사 관계자는 "유방 초음파를 통해 종양이 발견되면 의사는 대개 맘모톰 시술을 권하고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비용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시술을 받는다"며 "하지만 의사들도 종양 발생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시술을 권하는 상황이니 불법진료 논란에 앞서 과잉 진료라는 지적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술을 받은 한 환자도 "처음 맘모톰 시술을 받고 6개월 후에 재발 징후 확인을 위해 검사를 다시 했더니 의사는 '없던 종양이 또 생겼다'며 시술을 권했다"며 "종양 발생 이유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설명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의료계는 맘모톰 시술이 신의료기술 인정 전에도 불법의료행위는 아니었으며, 손보사의 소송 진행으로 의사에게 진료 애로, 환자에게 보험금 청구 난항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양시 소재 모 대형 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맘모톰 시술은 이미 20년 전부터 시행돼 왔고 우리나라의 유방암 조기 발견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상황은 이러한데 손보사들은 손해 만회를 위해 의사들에게 '불법 프레임'을 씌운 채로 규모가 작고 대응력이 약한 개원의나 개인병원을 주된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의사들이 법적 분쟁에 시간을 뺏기거나 시술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유방종양 환자들이 보험금조차 받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보면 "맘모톰 수술을 받아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의사가 보험사와의 다툼을 이유로 수술확인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당국에 민원을 올렸더니 민원 취하를 조건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연락해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의료계는 이번 신의료기술 인정을 계기로 추가 분쟁을 막을 수 있지만 과거 시술 건을 둘러싼 의사와 보험사의 법적 다툼이 환자 피해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 의료당국의 중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소재 개인병원 의사는 "과거 맘모톰 시술 후 보험금 청구를 못한 환자들이 보험금을 받고 일선 의사들도 이 같은 의료기술을 부담 없이 할 수 있도록 당국이 손보사와의 중재를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며 "이 같은 의료행위가 어려워지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유방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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