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8.21 09:03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 출처=구글 이미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출범한 극우 포퓰리즘 연정은 사실상 1년2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이날 오후 로마의 상원 의사당에서 진행된 현 정국 관련 연설에서 "연정 위기로 정부 활동이 손상을 입게 됐다. 현 정부는 여기서 끝을 맺는다"라며 사임을 공식화했다. 이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퀴리날레궁을 찾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리의 사임은 연정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 소속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지난 8일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의 연정 붕괴를 선언한 지 12일 만이다. 이로써 작년 6월 1일 출범한 '극우 포퓰리즘' 연정은 1년 2개월 만에 사실상 붕괴됐다.

콘테 총리는 1시간여에 걸친 연설의 상당 부분을 연정 붕괴를 촉발한 마테오 살비니를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살비니를 개인과 당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불안정의 위기 속에 몰아넣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인이라고 몰아붙였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1~22일 각 당 대표 등을 연이어 만나 새로운 연정 및 내각 구성 가능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연정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이날 이탈리아 증시(이탤리 40)는 전장 대비 0.97% 낮은 2004.5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가 반영되며 일제히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55%,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 하락 마감했다

FT는 이번 연정 붕괴가 당장 다음달로 닥친 유럽연합(EU)과의 2020년 예산안 협상부터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 2위국인 이탈리아와 EU의 갈등이 다시 전면화할 경우 유럽 전반에 파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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