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8.23 17:11

"9월 13일까지 5대 요구 조건 수용하라"

홍콩 시위 현장 (사진=SCMP 홈페이지 영상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홍콩 내 10개 대학과 100여 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다음 달부터 수업 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홍콩의 8개 공립대학과 2개 사립대학 학생 대표들은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오는 9월 2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면서 이때부터 수업 거부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중고등학생 대표들도 9월 2일부터 1주일에 1차례씩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수업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100개가 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다음달 2일 시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대학생동맹의 케네스 다빈 웡 의장 직무대행은 "정부가 9월 13일까지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우리의 행동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한 수업 거부와 총파업 촉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람 행정장관의 대화 제안이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 5개 요구 조건을 수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이에 대해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은 정치적 혼란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며 "어떠한 형태의 수업 거부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위대는 '발트의 길' 시위를 본뜬 '홍콩의 길' 시위를 펼쳐 39개 지하철역을 잇는 총 45㎞의 인간 띠를 만들 예정이다.

1989년 8월 23일 총인구가 약 700만 명에 불과한 발트해 연안 3국 주민 중 약 200만 명은 소련에 이 지역에 대한 권리를 넘겨준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독소불가침조약)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발트의 길'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은 전 세계에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기 위해 이 시위에서 사상 최대 기록인 총연장 600㎞의 인간 띠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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