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순동 기자
  • 입력 2019.08.27 17:12
배당체로 된 홍삼 사포닌, 결합한 당류를 분해, 제거시킴으로서 체내 흡수력과 기능성이 증진된다. (자료제공=김순동)

[뉴스웍스=김순동 기자]

인삼은 식물의 뿌리로 세포와 도관 그리고 수지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각 세포는 섬유질과 목질로 구성되는 두꺼운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사포닌은 세포벽 내에 유리 또는 결합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미생물이나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가 침투하지 못하며 발효도 쉽지 않다. 

홍삼은 인삼을 수차례 찌고 말린 것으로 이 과정 중에 전분질은 호화하고 단백질은 변성되며, 세포벽과 도관은 허물어져 그 형태가 소실되다. 세포조직에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는 사포닌은 조직에서 이탈되면서 구조의 일부가 변해 새로운 사포닌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이런 상태가 되면 백삼에 비해 미생물의 침투가 가능해져 발효가 쉬워진다.

홍삼발효는 그 방법이 뚜렷하게 확립된 것은 없다. 뿌리상태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분말을 사용하거나 추출하여 행할 수도 있다. 본인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홍삼의 뿌리는 특정한 미생물을 배양한 액에 담가 팽윤시키고, 분말은 미생물 배양액으로 버무린 후 균주의 공기 요구량에 따라 엷게 펴거나 두텁게 처리하여 수일간 발효하면 추출액의 총사포닌 함량이 크게 늘어나고 사포닌의 종류도 많아진다. 그러나 새롭게 생성된 사포닌의 구조나 효능에 대해서는 연구를 계속하지 못했다. 학술지에 발표된 몇 사례에서는 홍삼을 물로 우려내어 적당한 농도로 묽힌 다음 별도로 배양한 종균을 첨가하여 발효하는 경우가 많다. 또, 물 추출물 보다는 알코올 추출물이 사포닌의 추출량이 많고 투명도가 높아지는 점을 발효에 활용한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되고 사포닌의 항균력을 감안하여 묽히는 농도를 고려해야 한다.    

홍삼사포닌은 당류가 결합된 배당체의 형태로 약 30 여종이 알려져 있다. 주요 사포닌인 Rg3(항암, 면역증진)에서 보면, 사포닌 구조의 R1 C3에 2개의 포도당이 C2→C1 결합을 하고 있으며 그 외 Rb1(정신안정, 기억력개선), Re(항당뇨), Rg1(치매예방), Rh2(항암) 등도 모두 배당체다. 그러나 이러한 배당체는 결합되어 있는 당류를 제거시킨 아글리콘(aglycone)에 비하여 체내 흡수율이 낮고 기능성도 떨어진다는 연구보고가 다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배변에서 분리한 미생물인 Prevotella oris로 홍삼추출액을 발효시킨 결과 Rb1 구조 R1에 C2→C1으로 결합한 두 개의 포도당이 모두 제거되고 R3에 C6→C1으로 결합한 두 개의 포도당 중 한 개가 제거됨으로서 원래 보다 더욱 강력한 항암 및 항당뇨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즉, 배당체를 분해시켜 아글리콘(aglycone)화 하는데 초점을 둠으로서 홍삼에 비하여 기능성이 높고 흡수력이 더욱 빠른 발효홍삼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홍삼발효에 사용하는 미생물은 독소를 생성하지 않고 배당체의 배당결합을 분해할 수 있는 알파 또는 베타 글리코시다제(α-, β-glycosidase)를 생성하는 L. bulgaricus, L. acidophilus 또는 L. thermophilus와 같은 젖산균이나 Bacillus속 미생물도 홍삼발효에 활용 가능한 미생물이다.

이와 같이 발효는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그 타깃이 무엇이냐에 따라 효소와 미생물이 달라진다. 한 예로서 일반누룩으로 술을 담으려면 지에밥을 지어 사용한다. 주 효소가 알파아밀라아제(α-amylase)와 베타 아밀라아제(β-amylase)이기 때문이다. 알파아밀라아제는 전분 체인을 무작위로 분해하는 효소이며, 베타 아밀라아제는 전분체인의 비환원성 말단 부터 맥아당 단위로 분해하는 효소로 알파아밀라아제가 먼저 작용하여 짧은 전분체인이 많아지면 베타 아밀라아제가 맥아당 단위로 당화한다. 그러므로 물이 결합한 호화한 전분이어야 이들 효소가 전분에 접촉하는 면적이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효소가 다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Rhizopus속의 특정 미생물로 발효시킨 무증자 누룩에는 글루코아미라제라는 효소가 있다. 이 효소는 전분체인을 이루는 비환원성 말단에서 포도당 단위로 분해하여 단술을 만드는 효소로 별도로 지에밥을 만들지 않은 생 전분도 분해가 가능하다.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발효홍삼이 있다. 이 제품은 ‘이현구발효연구소’가 새로운 발효법을 확립하여 제조한 제품으로 체내흡수율이 일반 홍삼에 비하여 100배 정도가 빠르고 Rh2(항암, 항암제 독성제거), Rg2(기억력 증진), Rg3(항암, 면역증진)를 비롯한 다양한 사포닌류가 함유되어 있다. 또, 총사포닌 함량은 9.8mg/g으로 일반홍삼의 1.6mg/g 보다 6.1배나 높아 효능이 탁월한 제품이다.

‘이현구발효연구소’는 이 제품을 중국인들에게 선보인 결과, 요구량이 과도하게 많아 현재의 시설로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워 대량생산시설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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