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9.03 13:34

김정훈 "판매수수료 수익에만 치중…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여부 확인해야"
하나은행 "3월 8일 PB 전체 채널을 통해 DLF 판매는 원칙적으로 중단"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 (자료제공=김정훈 의원실)

[뉴스웍스=박지훈·전현건 기자] 하나·우리은행이 지난 3월 파생결합펀드(DLF)와 연계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해당 상품 판매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우리금융그룹 소속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계열사 은행의 DLF 상품에 연계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해당 상품을 판매했다.

먼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018년 12월 말 '하나금융포커스(제8권 26호) - 시장 : 美증시 널뛰기 장세' 보고서를 통해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은 올해 1~5월 30개 상품 328건(판매액 921억2300만원)을 판매하며 계열사 연구소의 전망과 배치되는 판매영업을 했다. 

또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올 3월 말 '미국통화정책 기조 변화의 의미와 영향'을 발간해 미국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독일과 영국 등 주요국 금리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4~6월 독일과 영국 금리와 연계된 49개 상품을 출시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1075건(2409억9200만원)을 판매했다.

김 의원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산하 연구소가 지난해 연말과 올해 3월에 독일과 미국의 금리 하락을 전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상품을 판매한 행위는 국민들을 기만한 채 판매수수료 수익에만 치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은행의 DLF가 판매된 전후 과정을 조사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확인하고 불완전 판매가 입증될 경우 신속한 분쟁조정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묻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하나은행의 DLF는 영국과 미국 CMS 금리를 연동했다. 해당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영국 0.651%, 미국 1.405%)에 머무르면 잔액이 있는 117개 DLF 상품 중 단 1개만 3.5% 수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6개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최저 -43%, 최고 -60%에 이르고 투자 잔액은 3839억원이다. 

다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 요청에 따라 지난 4월 4개 영업점에서 6명에게 제한적으로 상품을 판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3월 8일 PB(Private Banker) 전체 채널을 통한 DLF 판매는 원칙적으로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판매한 DLF는 그 수익률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의 추이에 연동돼 있다. 판매된 DLF 93개 중 독일 10년물 금리에 연계한 DLF는 19개다. 독일 국채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0.692%)으로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이 19개 상품 손실률은 84∼98%에 달한다. 이들 상품 모두 독일 10년물 금리가 0%에 근접한 3월 21일 이후 판매됐으며 투자 금액은 총 1236억원에 이른다. 

또 영국 CMS 금리에 연동한 나머지 74개 상품 중 49개는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일 때 46∼54% 손실을 보게 된다. 25개만 3.20∼6.72% 수익이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