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9.05 15:37

홍콩 송환법 철회, 브렉시트 기한 연장 법안 통과 등 호재

(자료=네이버금융)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원·달러환율이 글로벌 불확실성 해소 기미에 1190원대로 내려왔다. 달러 강세와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1200원을 넘어선 지 한 달 만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오후 2시 53분 기준 전일 대비 11.0원 내린 1197.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12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5월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달러가치는 올 상반기 지속된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고 한일간 무역마찰이 발생하며 꾸준히 상승했다. 

일본정부가 지난달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시행령 개정안을 통화시켜 사흘 뒤 원·달러환율은 2년 7개월 만에 1200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원·달러환율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회 발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기한 연기, 미중 무역협상 재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날 장중 1190원대로 들어섰다.

먼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높인 홍콩시민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잦아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원화 가치를 높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오후에 송환법안 마련 시도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홍콩 증시는 시위 해산 및 경제 정상화 기대감에 3% 이상 급등해 아시아 증시에 참여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자극했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만큼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우려도 다소 덜어냈다. 영국 의회는 4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월 19일까지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도록 EU에 요청하는 것을 강제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은 원화 반등을 유도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10월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측 대표인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0월 초 13차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원화가치를 짓눌렀던 국제적 악재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이지만 꾸준한 원화 강세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중 무역분쟁이 달러 강세를 야기해온 제1 요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도 중국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지연 전술'을 펴고 있다고 진단, 당분간 1200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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