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09.26 08:16

"글로벌시장에서 매년 30% 이상 커지는 유일한 산업"

25일 열린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본 게임이용장애 오픈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 (사진=전다윗 기자)
25일 열린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본 게임이용장애 오픈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e스포츠는 '황금알 낳는 거위'입니다. 미래의 유망 직종이라 확신합니다. 예전엔 16살짜리 유망주를 프로게이머로 육성하려면 애 좀 먹었습니다. 고등학교 자퇴를 위해 그 아이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죠. 요즘은 달라요. 엄마들이 아들 양복 멋지게 입히고, 자퇴서 들고 옵니다."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는 25일 열린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본 게임이용장애 오픈세미나'에서 요즘 달라진 프로게이머의 위상을 이렇게 말했다. '스틸에잇(전 콩두컴퍼니)'의 부사장을 거쳐 베리이스포츠까지 e스포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예전보단 인식이 나아진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게임을 터부시하는 문화는 여전합니다"라고 씁쓸히 덧붙였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주관하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오픈세미나는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등록과 관련된 의견 교환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는 e스포츠가 '황금알'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전다윗 기자)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는 e스포츠가 '황금알'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전다윗 기자)

세미나에서 'e스포츠 산업은 글로벌 콘텐츠의 중심'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한 대표는 e스포츠가 떠오르는 대세임을 강조했다.

그는 "e스포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30% 이상 성장하는 거의 유일한 사업입니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대회인 '롤드컵'의 전 세계 시청 횟수가 1억뷰를 넘겼어요. 올해는 '슈퍼볼'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주 시청자는 10대에서 30대 정도로 이들의 비중이 85% 이상입니다. 젊은 세대라 이탈은 없고, 유입만 있을 겁니다. 막을 수 없는 흐름인 거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체감을 못 하고 있습니다. 국내 e스포츠 산업 성장률은 약 3%에서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죠"라고 했다. 

한 대표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주춤하는 이유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꼽았다. 특히 게임 관련 직업에 대한 인식이 바닥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부분 게임이 돈이 된다는 생각을 못 합니다. 기성세대일수록 그렇죠. 그냥 놀이고, 직업과는 별개란 인식이 많습니다. 이제 깨어나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의 국내 리그인 'LCK' 평균 연봉은 약 1억 9000만원이다. '오버워치'의 경우 해외 진출에 성공한 유망주는 평균 3억 선의 연봉을 받는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전설로 불리는 'Faker' 이상혁이 e스포츠를 넘어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e스포츠가 소수의 프로게이머에게만 열린 시장은 아니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게임을 안 하는데 보기만 하는 인구가 전체 e스포츠 인구의 24%나 됩니다. '보는 문화'가 완전히 정착했어요. 최근 각광받는 방송 플랫폼 유튜브, 트위치 등에 최적화됐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또한 e스포츠의 성장은 곧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게임개발사, 스트리밍플랫폼, IT, SNS 서비스, 방송사와 영상제작사 그리고 선수와 팬까지 모두 성장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발제를 마치며 그는 "게임의 키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이제는 VR과 AR로 넘어가겠죠. 하지만 e스포츠라는 테마는 계속 갑니다. 멋진 비즈니스의 밑바탕을 만들었는데 '중독', '놀이'라는 단어로 일축돼 놓치게 될까 두렵습니다"라며 "게임이 아이들을 망치는 게 아니라 돈이 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산업이란 인식이 생겨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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