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9.29 06:05

현대로템, 현대차와 협업으로 '공기정화' 수소전기열차 개발 진행
토요타, '넥쏘' 견제 위해 650㎞ 주행 '미라이' 2세대 공개 예정

수소전기차 넥쏘는 완성도 높은 친환경 파워트레인과 자율주행 기술력을 겸비한 미래형 자동차다. (사진=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는 완성도 높은 친환경 파워트레인과 자율주행 기술력을 겸비한 미래형 자동차다. (사진=현대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태양의 75%를 구성하는 수소는 친환경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경제적 측면에서 다른 친환경 에너지보다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각 국가와 기업들이 수소 에너지 활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소사회는 진행 중이다.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산업발전과 선박, 장거리 운송용트럭, 건설장비 등 그동안 화석연료 엔진이 차지한 산업부분에 전기동력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에 수소연료를 활용한 엔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는 최근 각 국마다 수소차, 연료전지 등 활용산업이 창출되면서 지난해 말까지 연간 13만톤의 수요가 발생했다. 이후 2022년까지 연간 47만톤, 2030년에는 194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경제 사회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수소경제 사회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독일, 상용 수소전기열차 운영…영국,수소 페리 제작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먼저 가까운 중국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면서도,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유지하는 등 수소전기차 개발·보급에 적극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구의 하나이며 중국의 주요 산업·상업의 중심지 상하이는 2020년까지 100여개 이상의 연료전지 부품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수소전기차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후베이성 우한은 세계적인 수소 도시가 되기 위해 2020년까지 수소 에너지 산업 파크 조성과 100곳 이상의 수소전기차 관련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수소경제’라는 단어는 10여년 전 유럽연합(EU)과 독일 정부가 처음 사용했다. 독일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장기 정책으로 NIP(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국가 혁신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차 18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를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상용 수소전기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H21 Leeds City Gate’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 전체의 난방 망을 100% 수소 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영국 글래스고 항에 본사를 둔 퍼거슨 마린은 지난해 7월부터 163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세계 최초의 수소 페리(선박) 제작에 들어갔다. 또 디젤열차를 대체하기 위한 수소열차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19 현대 트럭페어에 전시된 현대차 수소전기버스(사진=손진석 기자)
현대차는 '2019 현대 트럭페어'에 수소전기버스를 전시했다.(사진=손진석 기자)

◆현대차·아우디, 도요타·BMW, 혼다·GM 수소전기차 협업 

수소전기차는 양산체계 구축과 보급 확대, 택시·버스 등 대중교통의 수소연료 사용 모델로의 전환, 공공부문 수소 트럭 활용 등을 통해 다방면에서 시행되고 있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일본 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시장에 독일 업체인 벤츠, BMW 등이 새로운 수소전기차 모델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업체는 현대자동차와 일본 토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뿐이다. 현대차는 넥쏘, 토요타 미라이, 혼다 클라리티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1회 완충 후 최대 주행거리는 넥쏘 611㎞, 미라이 502㎞, 클라리티 589㎞이다. 넥쏘의 주행거리가 가장 길며, 글로벌 시장 평가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수소차를 양산하지 못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차를 양산하기 위해 현대차(아우디), 도요타(BMW), 혼다(GM) 등 기존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차에 대한 완성차업체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대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수소상용차 10종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BMW는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는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된 기술이라며 향후 10년 내 수소전기차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모터쇼에서 토요타에서 이전 받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바탕이된 수소전기 콘셉트카인 ‘i 하이드로젠 넥스트’도 처음 공개 했다. 2022년 SUV X5 기반의 첫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2세대 수소전기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미라이는 3~5분이면 풀 충전이 가능하고 한번 충전으로 일본 국토교통성 인증 기준 650㎞를 달릴 수 있다. 더욱이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 판매 가격을 하이브리드 가격대와 비슷하게 조정할 예정이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11월 순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특성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GLC F-셀’을 선보였다. 양산형 첫 모델인 GLC F-셀은 수소로 437㎞, 전기로 49㎞ 주행할 수 있다.

현대로템이 현대차와 협업으로 개발중인 수소열차의 구성도(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현대차와 협업으로 개발중인 수소열차는 현대차 넥쏘와 동일한 공기청정효과를 발생시킨다. (사진=현대로템)

◆수소전기열차…현대로템, 현대차와 협업으로 개발 진행

세계적으로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수소전기열차 시장은 기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일 먼저 지난해 8월 독일에서 코라디아 아이린트(Coradia iLint)라는 이름의 세계 최초 수소열차가 독일 니더작센 주에서 독일 북부까지 100㎞ 구간의 상업운행을 시작했다. 프랑스 발전설비회사 알스톰이 개발하고, 독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제작한 이 열차는 최대시속 140㎞, 1회 완충 시 600~800㎞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업체인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와 협업으로 친환경 수소전기열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술개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급과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현대로템은 수소전기열차 제작과 수소연료전지와 차량 간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개발·검증한다.

현대로템의 수소열차는 도심형 저상 수소전기트램으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모두 탑재한 전동차다. 수소전기트램은 처음에 기동할 때나 가속 구간 등과 같이 힘이 많이 필요할 때 저장된 전기를 활용하고, 등속 구간이나 감속 구간 등에서는 수소 연료전지를 가동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로 운행한다.

현대로템의 수소열차는 최고시속 70㎞/h, 수소 연료를 1회 충전 시 200㎞ 이상 운행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 주행 중 공기정화 작용을 한다. 시제열차는 2020년까지 제작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전기트램 1000대가 도심에서 운용되면, 디젤차 4000대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하게 된다. 나무 2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 저감 효과를 얻게 된다.

영국도 기존 디젤열차를 대체하기 위해 버밍엄 대학교 철도연구 센터(BCRRE)와 포터브룩 사는 하이드로 플렉스(HydroFLEX)라는 이름으로 영국 최초의 수소 전기열차를 개발 중이며, 본선 철도 시험운행 예정이다.

수소연료를 충전중인 산업용 수소지게차 (사진=가온셀)
산업용 수소지게차가 수소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가온셀)

◆수소연료전지 활용…건설기계, 산업발전, 건물용, 잠수함

메탄올 수소연료전지팩 기술을 활용한 가온셀의 지게차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가온셀은 산업용 수소지게차부터 1인용 카트까지 차세대 친환경 물류·이동수단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다.

기존 납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 지게차는 긴 충전 시간(7∼8시간 충전)대비 짧은 운영(2∼3시간 운영) 시간이 단점이다.

이에 반해 수소 지게차는 3분 가량 걸리는 1회 연료 충전으로 8시간 이상 운영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의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수소와 산소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동력을 만든다.

범한산업은 수소 연료전지를 잠수정·잠수함 등 선박, 건물, 건설기계 등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 건설기계인 지게차, 굴삭기, 이동형발전기 등에 적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는 제품 개발을 위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독일 보쉬가 견인트럭 및 승객 수송 등 수소산업트럭을 2015년 개발했고, 볼보는 2017년 프로토 타입의 2.5톤 수소굴삭기를 개발했다.

한편,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산업발전도 수소경제 활성화에 한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외국에서는 일본과 영국이 먼저 수소발전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남동발전이 분당발전본부에 4·6단계 연료전지 발전설비 준공식을 가졌다. 2006년 분당발전본부에서 300㎾급의 1단계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연료전지 6단계 건설계획에 따라 연료전지사업을 확대해 오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4·6단계 수소연료전지 구축을 완료해 분당본부에만 40㎿급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보유하는 등 총 42㎿ 용량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가 가동 중이다.

분당발전본부는 6단계 사업을 통해서 국내 최초로 SOFC(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도입 했다. 이는 현존하는 발전기술 중 가장 높은 에너지 전환효율인 약 60%를 기록하고 있어 미래 에너지의 새로운 모델로 기대를 얻고 있다.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 중 인프라 구축에 대한 내용으로 2040년까지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자료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 중 인프라 구축에 대한 내용으로 2040년까지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소경제는 시작 단계에 있다. 에너지 자립이 어려운 우리나라는 수소차를 앞세워 수소경제가 국가의 비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소를 에너지로 하는 산업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어 블루오션으로서 주도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약 1800대였던 수소전기차 시장 규모를 2022년 8만1000대, 2040년에는 620만대까지 확대시키기 위해 인프라 구축과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4개소에 머물던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개소, 2040년 1200개소까지 확대겠다는 수소기술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수소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은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기 때문에 미래산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수소 활용산업이 육성·확대되면 수소 자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수소시장의 규모도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