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16 18:34

외교부 "일부 미국 인사,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있어서 극단적으로 위선적"
"홍콩 관련 법안 심의 즉시 중단하고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 간섭에서 손 떼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은 ’분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반드시 반격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밝혔다. 중국 당국이 외교 사안에 대해 '분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기자 문답을 통해 미국 하원의 홍콩 인권법 통과에 대해 "강렬히 분개하며 결연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겅 대변인은 "현재 홍콩이 마주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과 혼란의 조속한 진압"이라며 "홍콩의 질서를 회복하고, 법치를 수호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하원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시위대가) 함부로 방화하고 상가를 부수고,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히 이중잣대이자 일부 미국 인사가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있어서 극단적으로 위선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이들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깨뜨리고, 중국 발전을 견제하려는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또 "미국 역시 홍콩에 중요한 이익 문제가 걸려 있다"면서 "만약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된다면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중미관계 더 나아가 미국 자신의 이익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단호하게 반격에 나설 것이며 이를 통해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정세를 분명히 보고,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기를 바란다. 홍콩 관련 법안의 심의를 즉시 중단하고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 간섭에서 당장 손을 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국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하고 "지켜보라"고만 답했다.

중국 당국이 외교 사안에 대해 '분개'라는 이례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중국 당국의 확고한 반격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는 외신들은 보도했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외국의 개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하원의 결정을 성토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논평(論評)을 통해 "홍콩 시민과 폭도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홍콩의 청년들이 중국의 청년들처럼 꿈을 좇아야 한다"면서 미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미국 하원은 홍콩 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홍콩의 기본적인 자유를 억압한 인사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 제한과 자산 동결,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에서의 우대 혜택 재검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미 하원은 또 이날 최루탄 등 시위 진압 장비의 대(對)홍콩 수출 금지 법안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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