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21 11:10

경부선만 115% 초과 설치...호남선 83%, 전라선 67% 기타노선 55%
철도소음 민원 수용 건수도 턱없이 적어... 8.3% 불과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의원. (사진출처= 이규희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의원. (사진출처= 이규희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철도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방음벽이 특정 노선에 편중돼 설치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전국철도에 설치된 방음벽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부선은 계획을 초과해 설치한 반면, 호남선 등 다른 노선은 당초 계획보다 30%이상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의원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제출한 '최근 5년간(2015~2019년) 노선별 방음벽 설치 현황' 자료를 분석해 그 내용을 21일 공개한 것에서 "대다수 노선의 방음벽 설치가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부선의 경우 평균 115%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업계획이 지켜지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노선별 편차가 커 형평에 어긋나는 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철도 방음벽 설치는 철도시설공단의 시설개량 공사 등 자체 계획과 20년 이상 노후화 및 소음 기준 초과 민원 등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먼저 일반철도의 방음벽 설치 현황을 보면, 경부선은 전체 41건을 계획했으나 52건을 설치해 목표의 127%를 초과해 가장 많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선은 12건 중 10건만 설치되어 83%의 설치율을 보였고, 전라선은 67% 기타 노선은 55%에 불과했다.

경부선은 2015년 11건 계획에 20건 설치를 비롯해 2018년까지 4년간 초과 설치했으나, 호남선은 2015년 한해만 초과설치하고 2018년까지 설치계획도 적어 1건씩만 설치했을 뿐이다. 그나마 호남선은 올해 5건이 예정돼 있었으나, 9월 현재까지 한건도 설치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특히, 기타 노선(충북선, 경인선, 경원선, 영동선, 장항선, 안산선, 경춘선 등)은 방음벽 설치 계획을 마련하지 않거나, 마련하더라도 설치조차 안한 곳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 소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균형있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은 경부선은 12건 계획에 9건으로 75% 공정을 보이고 있고, 호남선은 1건을 계획했으나 올해 9월 현재까지 방음벽이 설치되지 않고 있다. 연간 추진상황에서도, 경부선이 2016년부터 매년 시행을 해온 데 반해, 호남선은 2015년 4월 개통 후 2016~2018년까지 3년 동안 방음벽 설치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가 2019년 1건의 방음벽 설치 계획을 수립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한편, 철도 소음 관련 민원은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9월) 1,448건으로 연평균  289건 정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용된 것은 8.3%인 121건이었고, 중장기 검토 353건, 수용 불가 621건, 중복 353건 등이었다.

이규희 의원은 "철도 소음 피해는 모든 노선에서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특정 노선인 경부선에 계획 대비 초과해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타 노선의 소음 피해자는 안중에 없는 것"이라며 "모든 노선의 철도 소음 피해에 대해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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