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0.23 04:30

국내 금리인하에도 NIS 축소 없어...한·미 금리 인상엔 반응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이자수익 10조원 달성

왼쪽은 지난 2년여간 4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NIS) 변화 양상, 오른쪽은 한국 및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추이 (자료=각사)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화와 큰 연관 없이 꾸준히 이자수익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국내 금리 인하에도 꾸준히 확대됐으며 특히 제로금리 수준에서 벗어난 미국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22일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예대금리차(NIS)는 약 1.87%, 순이자마진(NIM)은 약 1.6%였다. 3년 전인 2016년 1분기(1.7%, 1.47%)보다 각각 0.17%포인트, 0.13%포인트 가량 올랐다.  

NIS는 대출채권 평균이자율에서 예수금 평균이자율을 뺀 수치다. 예적금 및 대출 잔액이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고객에게 대출이자를 높게 받거나 예·적금이자를 덜주면 이자 수입은 많아지고 이 수치가 커진다.

NIM은 NIS가 은행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2000년 도입된 지표로 NIS에서 운영경비와 부실대출에 따른 대손비용 등을 덜어낸 수치다. 은행 건전성에 큰 변화가 없는 한 NIM도 NIS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NIS는 통상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NIS는 축소되고 올리면 확대된다.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 곧 은행 주가가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락한다. 핵심 수익인 이자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4대 시중은행의 NIS는 이 같은 상식과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도 NIS는 확대됐고 오히려 미국 연방(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확장세가 지속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6년 6월 9일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금리 인하 영향이 시장에 반영될 3분기 NIS는 약 1.71%로 전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 NIS는 축소 없이 계속 확대돼 2017년 2분기 1.8%대 진입한뒤 3분기 1.84%, 4분기 1.85%를 기록했다. 2018년에도 확장세는 지속돼 1분기 1.88%, 2분기 1.89%, 3분기 1.95%, 4분기 1.88%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된 2019년 상반기에도 1.87%를 가리켰다.

NIS는 국고채 3년물 금리의 등락과 움직임을 같이 한다는 상식도 무너졌다. 본래 3년물 금리가 오르면 NIS는 함께 확대되고 금리가 내리면 NIS는 축소되는 특성을 갖는다. 지난 6월 말 국고채 금리 수준이 2016년 4분기보다 낮음에도 예대금리차는 비교기간보다 0.15%포인트 가량 높았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국내 시중은행 NIS가 한국 금리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지만 이도 사실과 다르다. 미국이 제로금리(하단 기준)를 유지했던 2008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7년간 시중은행 NIS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따라 움직였다. 업계 관계자와 달리 시중은행들은 한국 금리와 미국 금리 상승기에 모두 NIS를 확대하며 수익을 늘린 셈이다.

4대 시중은행은 이 같은 영업행위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에만 10조484억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이보다 약 6.5% 성장한 10조7000억원을 시현했다. '불경기'라는 이야기는 은행권에 한정해 통하지 않는 말인 셈이다.

한편 이달 예정된 시중은행 실적 발표 결과, 이들 은행들의 NIS가 큰 폭으로 축소되지 않을 경우 '이자장사' 비판 여론을 다시 불 지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미 연방준비제도가 2.00~2.25%에서 1.75~2.00%로 상하단 각각 0.25%씩 내린 영향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모처럼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가 동시에 인하된 만큼 NIS 축소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 NIS가 상반기 말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경우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편입에 따른 결산 지연으로 이달 30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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