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28 18:22

토론토 리카싱 연구소, 163건 연구 참여한 2만3000여 명 데이터 분석

노인과 청년들이 건물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채소를 키우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치매환자에게 나타나는 공격성과 불안·초조와 같은 심리적 변화는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매우 힘겨운 증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성미카엘병원 리카싱 지식연구소의 제니퍼 와트박사는 치매환자의 이 같은 행동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약물보다는 마사지나 야외활동 등 비약물적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박사팀은 약물요법이나 비약물요법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163건의 연구에 참여한 2만3000명 이상의 남녀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75세 이상으로 치매는 경도에서 중증까지, 또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 등 다양한 환자가 포함됐다.

박사팀은 연구를 위해 환자에게 쓰인 약물로는 항정신병 약물이나 항우울제, 정동조절장애제인 덱스트로메트로판-퀴니딘(Nuedexta)등을, 비약물로는 야외활동, 레크리에이션, 운동, 마사지, 음악치료 및 인지자극과 간병인의 교육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약물 또는 비약물의 치료효과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환자들의 초조성 동요와 공격성을 줄이는데는 야외활동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또 야외활동과 마사지, 터치를 통한 교감 등은 언어공격을 치료하는데 가장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또 환자들의 육체적인 공격성은 운동과 일상적인 활동강화를 통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했다.

약물의 경우엔 흥분과 공격성을 줄이는데 위약보다 대마초 유래의 뉴덱스타(Nuedexta)가 더 효과적인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와트 박사는 이 약이 많이 처방되지는 않았고,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전 세계 5000만 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노인성 질환이다. 이중 4분의 3이 행동과 심리적인 변화로 고통을 겪는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의료진은 환자의 공격성과 초조성 동요를 줄여주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지만 오히려 이들 약물이 기억력과 사고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내과재단(American Board of Internal Medicine Foundation) 역시 항정신병 치료제와 같은 일부 약물은 증상을 통제하는데 거의 도움이 주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 약물이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뇌졸중과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를 받기도 했다.

와트 박사는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선 먼저 약을 쓰기보다 우선 비약물 기반의 치료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0월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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