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31 18:18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칠레가 다음달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함에 따라 미중 정상의 '무역 담판' 일정이 안갯속에 빠졌다. 중국이 마카오에서 별도로 양국 정상이 만날 것을 제안했고, 미국도 다른 장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측과 마카오에서 만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서명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이 마카오를 가능한 장소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국 역시 다른 장소를 물색중이다. 미 정부 입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백악관이 칠레 APEC을 대체할 미중 정상회담 개최지로 미국 내 일부 장소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알래스카, 하와이가 중국이 수용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중 양측이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장기 시위 사태가 이어지는 홍콩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마카오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여는 것은 시 주석의 외교적 승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당초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1단계 협상안에 합의를 하고 서명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칠레 정부가 반정부 시위 격화에 따라 APEC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셰 중국연구원은 "한쪽이나 양쪽 모두가 11월 중순까지 합의할 생각이 없다면 이번 취소는 시간을 벌 수 있는 좋은 변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의 에드워드 알덴 수석연구원은 "이번 취소 때문에 앞으로 분명한 결과 없이 하급 실무자들의 협상만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취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대규모 다자회의를 새로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APEC 사무국장은 트위터에 “APEC 사무국은 칠레 정부의 정상회의 취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칠레가 APEC 의장국으로서 포괄적 성장을 열성적으로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2020년 APEC을 주최한다”고만 밝혔을 뿐 올해 정상회의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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