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1.01 11:43

문제지 표기 배점과 다르게 배점 부여…국방부 "감사 통해 책임자 문책하고 피해자 구제"
육사·공사, '추가 합격자' 43명 오늘부터 통보

27일 공군사관학교 70기 사관생도 205명이 최종 발표 됐다.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사진=공군사관학교 홈페이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지난해 7월 사관학교 입학생 선발 1차 필기시험에서 채점 오류가 발생해 합격 대상인 43명이 불합격했지만 1년간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방부가 감사에 착수하고 추가합격이나 국가배상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1일 "지난해 7월 28일 시행한 2019학년도 사관학교 입학생 선발 1차 필기시험에서 문제지 표기 배점과 다르게 채점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채점 오류를 정정 시 1차 시험 합격 대상이 되는 42명에 대해 1차 시험 합격 조치한다"며 "최종합격 대상이 되는 1명에 대해서는 최종합격 조치하고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채점 오류는 육군·해군·공군·국군간호 사관학교가 공동 출제한 1차 필기시험 중 국어 과목 2개 문항에서 발생했다.  

문제지에 표기돼 수험생이 인지한 국어 20번 배점은 2점, 21번 배점은 3점이다. 하지만 채점할 때 사용되는 문항분석표에는 20번 3점, 21번 2점으로 표기됐다.

이후 각 사관학교가 진행하는 채점에서 육사, 해사, 공사는 문항분석표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했다. 수험생이 인지한 배점과 다르게 채점을 한 것이다.

특히 공사는 1차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 13일 문제지 표기 배점과 문항분석표 표기 배점이 다른 사실을 선발과정에서 발견하고 다른 사관학교들과 공유했다.

해사는 잘못된 채점으로 1차 시험에 불합격 처리된 13명에게 1차 시험 추가 합격을 즉시 통보해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육군과 공군사관학교에서는 당시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채 전형을 마쳤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채점해 오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합격 대상자는 육사 19명, 공사 24명 등 총 43명이다. 육사와 공사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지하고 개별통보할 예정이다.

공사 합격자 1명은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최종 합격 때 잘못된 채점 1차 시험점수 1점으로 인해 탈락한 점을 고려해 최종 전형 합격을 통지할 계획이다.

나머지 42명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2020학년도 입시 일정과 별개로 12월부터 2차 시험(면접·체력검정·신체검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합격하면 2020학년도 입학생과 같이 내년 1월 사관학교에 입교하며, 2020학년도 수험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한다.

최종합격자 선정 기준은 지난해 합격점수(커트라인)로 한다. 수능 성적은 2019학년도 성적을 반영하고, 2019학년도 성적이 없는 경우 2020학년도 성적도 제출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가합격 조치와 별개로 대상자들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배상금 신청이 가능하다"며 "합격 여부 개별 통보 때 배상금 신청 절차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년 동안 이 같은 사살이 밝히지 않은 이유와 은폐 의도 등이 없었는지에 대해 별도로 조사해 이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9일 국정감사 국회의원 요구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감사관실에서 사관생도 선발시험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감사는 피해자에 대한 조속한 권익 구제를 위해 추가 합격자 식별에 중점을 두고 실시했다면서 당시 업무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오류 발생 경위 등 일부 사실관계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본 사안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한 가운데 모든 사관학교를 대상으로 출제 단계부터 최종 선발까지 사관생도 선발시험 전반에 대하여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빈틈없는 입시관리가 이뤄지도록 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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