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02 06:55

미 연구팀 초파리 대상 연구…수명 짧아지고, 운동기능도 현저히 떨어져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스마트폰이나 PC, 조명기구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청색 빛)가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블루라이트가 수면장애와 같은 생체리듬을 혼란시킬 수 있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은 이례적이다. 

미국의 건강매체인 헬스데이는 최근 오리건주립대 Jaga Giebultowicz 교수팀이 발광다이오드(LED)가 발하는 블루라이트가 망막뿐 아니라 뇌세포에도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을 최근 노화관련 과학학술지에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LED조명이나 전자기기 보급으로 일상에서 블루라이트 노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LED의 등장은 아직 얼마되지 않아 평생에 걸친 블루라이트 유해성에 대해선 지금으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Giebultowicz 박사는 생애주기가 짧은 초파리(fruit flies)를 이용해 블루라이트의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매일 12시간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파리는 어둠 속에서만 보낸 파리에 비해 수명이 유의미하게 짧았다. 또 블루라이트를 받은 파리에서는 망막세포와 뇌의 신경세포에 손상이 나타나 이로 인해 벽을 기어오르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파리 중 일부는 눈이 없는 돌연변이체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눈이 없는 파리들 역시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뇌신경세포 손상에 의한 운동기능 저하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뇌의 신경세포 손상이나 운동기능 저하가 망막의 변성과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늙은 파리에게서 스트레스 응답 유전자가 발현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반면 이 같은 현상이 젊은 파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늙은 파리에서만 나타나는 이 같은 결과는 빛에 오래 노출될수록 블루라이트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이번 연구가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일지라도 인공광이 자연광에 비해 유해하다는 사실에는 동의했다. 연구팀은 “초파리 연구를 사람에게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블루라이트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Aging and Mechanisms of Disease’ 10월 17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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