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11.06 19:02
(이미지제공=알피지리퍼블릭)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17년째 서비스를 진행 중인 장수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이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한다.

국내 개발사 알피지리퍼블릭은 6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거상M 징비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거상은 조선과 일본, 중국, 대만 등 16세기 16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지역 간 교역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세, 돈벌이의 핵심 수단인 '루트' 등 거상은 다른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특유의 유통 경제 시스템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몇몇 학교에서는 이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용 게임'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알피지리퍼블릭은 이러한 원작의 특성을 모바일 게임 '거상M 징비록'에 그대로 구현할 방침이다. 거상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이 두 차례 제작된 적은 있지만, 원작과 같은 MMORPG 장르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영 알피지리퍼블릭 대표는 "기존 거상을 즐겼던 분들과 처음으로 게임을 접할 이용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싶은 욕심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라며 "거상이라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 같았다. 거상의 장점은 남기고 나머지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해석했다"라고 거상M을 소개했다.

이재영 알피지리퍼블릭 대표가 '거상M 징비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재영 알피지리퍼블릭 대표가 '거상M 징비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거상M의 콘셉트는 '타임슬립'이다. 게임은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세력 싸움으로 인해 시공의 등대에 있던 에너지가 소실되면서 시공간이 무너지고, 여기에 휘말란 이용자가 역사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시공을 바로잡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작품의 부제는 '징비록'이다.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이었던 '서애' 유성룡이 기록한 수기로, 난중일기와 함께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다.

부제에 걸맞게 거상M의 첫 무대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다. 게임에서 이용자는 조선의 '이명화', 일본의 '하나히네', 명의 '리메이링' 등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역사 속에서 교역하고 용병을 고용해 모험을 펼친다.

게임 개발을 맡은 유진우 스튜디오 타이탄 PD는 "첫 시즌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시대를 잡았다. 시즌2는 고려 대몽항쟁, 시즌3는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시즌4는 통일신라 등 다양한 배경에서 펼쳐진다"라며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란 말이 있듯이 거상M의 주인공이 이탈리아까지 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용병은 원작과 조금 달라졌다. 원작에서는 용병에 인벤토리가 있고 거기에 물건을 넣어 교역을 진행했지만, 거상M에서는 교역 용병이라는 독자적인 자리를 마련했다. 

교역 용병은 전투 용병보다 전투력은 낮지만 이동력이나 물건을 들 수 있는 무게, 아이템 슬롯 확장 등이 적용돼 교역에서 더 많은 활약이 가능하다.

게임의 핵심인 교역은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1인 상점인 '좌판'을 열어 물물거래를 하거나 거래소 혹은 경매를 통해 물건을 비싸게 팔 수 있다. 다른 국가의 물건은 '국제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강력한 적을 사냥하는 '레이드'도 마련된다. 레이드를 통해 획득한 특정 코인은 교역 상품이나 성장에 필요한 재료와 교환할 수 있다. 특히, 레이드 코인은 근처 마을에서만 교환이 이뤄진다.

유 PD는 "마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코인 교환 NPC를 해당 마을에만 배치할 것"이라며 "이용자는 입찰을 통해 최고 투자자가 되거나 무력으로 마을을 빼앗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제공=알피지리퍼블릭)
(이미지제공=알피지리퍼블릭)

거상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나 모바일에 익숙한 이들을 위한 시스템도 마련한다. 교역덱을 자동으로 세팅해주거나 지도상에 이용자의 이동경로를 표시해준다. 

조작은 화면상의 가상키를 이용하는 '조이패드'와 화면에서 직접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는 '피킹 플레이트' 방식 모두 지원한다.

게임의 최소 사양은 RAM 2GB를 탑재한 '갤럭시 S6'과 '아이폰 6S'다. 앱플레이어로 즐기는 것 역시 막을 계획은 없다. 컨트롤보다는 캐릭터 성장 여부나 진영 설정을 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게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BM)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논란의 대상인 '확률형 아이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메인 수익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알피지리퍼블릭은 강조했다.

유 PD는 "아이템을 만들거나 경제의 교역품을 다량으로 취급할 때 소모하는 BM을 고민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있긴 하지만 그 부분의 비중이 높지 않다. 확률형 아이템에 기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라고 말했다.

오는 14일부터 시작하는 '지스타 2019'에서는 거상M의 플레이 영상이 공개된다. 알피지리퍼블릭은 B2C관에 부스를 열고 거상M과 함께 현재 개발 중인 여러 게임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개발하면서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 원작 이용자들이 거상M을 '거상 같지 않은 게임'이라며 반감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거상의 맛이야'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다"라며 "거상M이 모든 MMORPG는 다 똑같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원작을 어떻게 모바일로 해석했는지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이 많이 없어졌다. 나중에 시작한 게임 회사도 잘 성장하면 큰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주고 싶다"라며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좋은 게임을 보여주면 훌륭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거상M 징비록'의 상점 모습. (사진=박준영 기자)
현재 개발 중인 '거상M 징비록'의 상점 모습. (사진=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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