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1.14 12:00

한종희·조영석 KIST 박사 연구팀

개발된 복합 분리막 사진 및 분석 결과 (사진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종희·조영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박사팀이 고가의 귀금속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대비 5배 이상 높은 수소 투과율을 보이는 고성능 복합 분리막을 개발했다. 

정제된 수소는 99.999% 이상의 고순도로 수소전기차에도 바로 활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KIST 연구진은 금속 복합 분리막 실험 과정에서 기존 시버트의 법칙으로 좀처럼 설명이 되지 않던 탄탈럼(Ta), 니오븀(Nb), 바나듐(V) 등의 수소 투과 특성을 학계 최초로 재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대대적인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2040년 620만 대까지 확대하고 이에 필요한 수소 생산량 역시 526만 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소전기차용 고순도 수소 생산 기술은 향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실현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전 세계 수소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추출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고온의 수증기로 열분해하는 방식이다. 

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불필요한 성분들을 흡착·제거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해 수소 가격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분리막을 이용한 수소 정제 기술은 간단하고 모듈화가 쉬워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에너지 투입량도 기존 흡착 기반 공정 대비 절반 이하다. 

하지만 고가의 귀금속인 팔라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 왔다.

KIST 연구진은 높은 수소 투과도 및 순도와 경제성을 함께 갖춘 금속 복합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던 중 주기율표 5족에 속하는 전이금속들에 팔라듐을 얇은 두께로 증착시켰다.

그 결과 5족 금속의 높은 수소 투과율과 팔라듐의 우수한 수소 분리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금속 복합 분리막을 제작했다.

분리막 표면 반응성을 고려한 새로운 수소 투과 모델에 따른 실험 결과, 기존에 알려진 금속 복합 분리막의 수소 투과율 계산이 수소 용해도와 확산도를 잘못된 온도 영역에서 합산하며 발생한 오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영석 박사는 “연구팀이 제시한 수소 투과 모델과 분리막 실험 결과가 금속 복합 분리막의 투과 특성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종희 KIST소장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 정제 원천기술이 기존 수소 정제 공정의 효율성 개선과 수소 가격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저널 오브 멤브레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한종희(왼쪽부터) 박사, 조영석 박사, 이찬현 박사 (사진제공=KIST)
한종희(왼쪽부터) 박사, 조영석 박사, 이찬현 박사 (사진제공=KIST)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