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3.10 11:0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기준 금리 조정 관련,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1.5% 수준으로 9개월째 동결했다. '금융시장 안정'에 방점을 둔 판단으로 보인다. 

한은은 10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1.5%로 동결한다고 결정했다. 지난해 6월 연1.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것을 마지막으로 9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가 이번 금통위 회의 이후 예정된 상황에서 금통위는 일단 세계 흐름을 지켜보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하자는 신중한 행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금통위 이후 1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15일 일본은행(BOJ),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회의를 열게 된다. 

특히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가 개선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예상보다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한은으로서는 섣불리 금리에 손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낮춘다면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작은 충격에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통위원의 대다수가 현재 경제상황에서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도 이번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펴고 있는 일본이 오히려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는 것도 금리인하를 섣불리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연초부터 큰 폭으로 위축된 수출지표가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고 내수지표까지 악화된다면 한은을 향한 금리인하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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