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0 12:50

당뇨병 환자의 평균입원율, 10만명당 245명으로 OECD 129명의 두배

(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보건의료성과(Health Care Quality and Outcome)'에서 우리나라의 만성질환 관리는 낙제점이다.

500만명 이상의 국민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당뇨병을 보자. 당뇨병은 간단하게 말해 혈액에 당이 많은 질환이다. 혈액이 걸쭉하다보니 모세혈관이 잘 막힌다. 3대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 발끝이 썩어들어가는 당뇨발, 콩팥질환 모두 모세혈관에서 질병이 시작된다. 게다가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암발병까지 당뇨병 환자의 유병율은 정상인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만큼 당뇨병만큼 관리가 중요한 질환도 드물다는 의미다.

당뇨병 환자의 건강관리 요체는 안정된 혈당이다. 섭생과 운동, 꾸준한 약복용을 통해 혈당을 잘 관리하면 합병증 없이 여생을 즐기지만 그렇지 못하면 온갖 합병증에 시달리다 조기사망한다.

이번 자료에서 우리나라 당뇨병 입원율은 OECD 평균에서도 한참 떨어진다. 입원율은 관리를 제대로 못해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지표를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나라 만성관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인구 10만명당 당뇨병 입원률
인구 10만명당 당뇨병 입원률

당뇨병 환자의 OECD 35개국 평균 입원율은 10만명당 129명이다. 반면 한국은 245명으로 두 배에 가깝다. 1위인 아이슬란드는 42명, 네델란드 59명, 영국 74명, 캐나다 96명, 미국은 170명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35개국 중 거의 꼴찌에 가깝다. 물론 2008년 349명에 비하면 많이 개선됐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당뇨병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하나를 꼽는다면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한 정책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환자 관리의 주역인 1차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취약해 대부분의 환자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뒤늦게나마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시작해 개인에 맡겨져 있던 만성병 관리를 동네의원과 연계한 맞춤식으로 전환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역에 흩어져 있는 의원급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천식 및 만성폐색성폐질환 역시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천식 및 만성폐색성폐질환 입원율은 253명으로 OECD 평균 225명보다 높다. 만성폐색성폐질환의 경우 오랜 흡연이 주요 요인인 만큼 앞으로 계속 늘어날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이미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심부전의 경우엔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적을 보였다. OECD 평균입원율은 233명이지만 우리나라는 88명으로 4위에 랭크됐다. 심부전의 경우 환자들이 질환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 스스로 적극 관리하는데다 1차의료기관보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성질환에 의한 입원률(자료: OECD 자료를 <b>보건</b>복지부에서 재정리)
만성질환에 의한 입원률(자료: OECD 자료를 보건복지부에서 재정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