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0 15:12

가천대길병원 노영 교수, 뇌위축과 타우단백질 분포도 따라 세분화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세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술근거를 마련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치료하는 맞춤식 의료를 구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노영(사진)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교수와 에반스 캐나다 맥길대학 교수팀은 치매환자의 뇌를 영상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세 유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2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 83명, 정상인 60명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뇌를 정밀하게 촬영하고, 양전자단층촬영(PET)영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분포를 분석했다.

MRI는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뇌 위축을, 또 PET는 타우와 아밀로이드 단백질 분포도를 보여줘 알츠하이머의 유형을 설명해주는 단초가 된다.

연구팀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에선 뚜렷하게 세 가지 아형이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를 임상 및 병리학적 분포 특성이 서로 다른 유형끼리 묶어 내측두엽 우성아형(MT) 44명과 광범위 위축성아형(P) 20명, 두정엽 우성아형(D) 19명으로 분류했다.

이 세 가지 치매아형은 실제로도 임상적·병리적 특성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내측두엽 우성아형 환자는 고령(평균 72세)이면서 여성에 많았고(84.1%), 기억력 위주의 인지기능 감소를 보였다.

두정엽 우성아형은 젊은 발병 나이(56세)와 가장 얇은 뇌피질 두께, 주의집중력, 시공간능력, 전두엽·집행기능 등 기억력 외 인지기능에서 두드러진 쇠락현상을 보였다.

광범위 위축성아형은 두 집단의 중간에 해당하는 양상을 보였다.

뇌피질 위축과 타우단백질 분포는 세 아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 반면 아밀로이드 분포는 세 그룹에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기존에도 MRI 영상을 통해 뇌위축 양태에 따른 분류방식이 있었다.

이 근거를 바탕으로 환자를 분류하는데는 학술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연구팀의 이 같은 분류가 가능했던 것은 영상진단 기술의 발달에 기인한다. 바로 트레이서(방사성 물질)를 주입해 타우 단백질의 분포를 PET로 찍어내는 기법이 그것이다.

노영 교수는 “이번 분류는 생체 내 타우병리까지 관찰해 정확하게 아형을 분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관련 연구와 치료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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