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1 10:33

강남세브란스 이지원 교수팀, 대규모 인구 대상으로 9년간 추적조사

(사진=픽사히어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하루 권장 300㎎/dl 콜레스테롤 섭취도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겐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이는 미국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DGAC)가 발표한 콜레스테롤 권장량 무해론을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지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권유진(이상 가정의학과)교수팀은 2만여명의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식생활과 혈중 콜레스테롤치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도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지원 교수
이지원 교수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 성인 1만68명과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9652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또 중성지방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그룹에선 하루 300㎎ 이상의 콜레스테롤 섭취로 인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4㎎/dl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이는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의 콜레스테롤 수치 200.1㎎/dl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한국인 총콜레스테롤 진단기준은 200㎎/dl다.

또 심뇌혈관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LDL콜레스테롤은 평균 117.1㎎/dl로 나타나 300㎎ 미만 섭취군의 111.7㎎/dl보다 높았다. LDL콜레스테롤의 정상치는 100㎎/dl이하다.

이 같은 수치는 여러 혼란변수(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흡연·음주여부, 운동량, 총칼로리 및 식이섬유 섭취량, HDL콜레스테롤, 이상지질혈증 약물복용 여부 등)를 보정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환자가 콜레스테롤 섭취를 늘리면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비례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반면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은 콜레스테롤 섭취가 늘어도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변화가 없었다.

평균 9년간의 추적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이상지질혈증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한 그룹은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많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는 2015년, 기존 하루 300㎎으로 제한하던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조항을 삭제했다.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거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고위험군의 경우, 음식으로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주는 것이어서 앞으로 국내외에서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원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만성질환 중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이 이상지질혈증”이라며 “이상의 연구가 올바른 식사지침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영양학회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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