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11.21 17:07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 포럼서 밝혀

21일 열린 '2019 콘텐츠 분쟁조정 포럼'서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전다윗 기자)
21일 열린 '2019 콘텐츠 분쟁조정 포럼'서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게임의 위상은 여전히 바닥에 가깝다. 

게임은 '도파민을 과도하게 분비시킨다', '중독 유발의 원인이다', '뇌를 파괴한다', '마약과 다름없다'는 말이 공식 석상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된다.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는 21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19 콘텐츠 분쟁조정 포럼'에서 이러한 발언들이 '오해에 기반한 낭설'임을 분명히 했다.

게임과 마약은 궤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게임사용과 약물남용은 전혀 다른 도파민 작동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포함한 미디어를 사용할 경우 도파민 수치는 13~50% 증가한다. 이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정도와 비슷한 수치다. 반면 코카인의 경우 약 350% 정도로 게임의 10배에 가깝고, 각성제는 1200%에 달한다. 

이 교수는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를 경계했다. 어떤 현상을 의학적 용어로 재단하는 순간, 복합적인 요소가 뒤섞인 문제를 오직 '의료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 중독, 게임 과몰입 등은 가치판단이 들어간 용어다. 나는 '게임 과용'이라는 표현을 쓴다. A가 게임을 많이 할 경우 현상을 '게임의 과도한 소비'로 인식해야 하는 데, '중독 상태'로 판단하는 건 명백한 선입견이다"라며 "해당 문제 전체를 의료적인 문제로 보는 건 과잉된 관점으로 본다. 하물며 게임중독을 코드로 등록하는 건 의료과잉의 극단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달 과제, 또래 압력, 경쟁 압박 등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요인은 배제하고 증상통제와 약, CBT 등에 집중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며 "지나친 의료화는 더 큰 분쟁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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