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8 10:15

국립보건연구원 27일 심포지엄, 그간 축적한 결과물 학계와 공유 연구활성화 기대

코호트 연구의 흐름도.
코호트 연구의 흐름도. (자료제공=국립보건연구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만성감염질환의 예방과 관리정책의 과학적 근거가 되는 코호트 연구가 국내에서도 본궤도에 올라 질병퇴치 연구를 위한 실용화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27일 열린 ‘2019년 만성감염질환 코호트 심포지엄’에서 국내에서 현재 5개질환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가 진행돼 모두 7900여 명의 환자자료가 축적됐다고 밝혔다. 코호트 연구는 일정 규모의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예후인자를 규명하는 과정으로 질병의 특성과 추세를 파악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된다. 따라서 의학계에선 코호트 연구 수준을 국가의 질병관리 수준을 말해주는 척도로 이해하기도 한다.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코호트연구 대상 병원체는 에이즈(HIV)와 C형간염 바이러스(HCV), B형간염 바이러스(HBV),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결핵(TB) 등 5가지다. 연구원은 이들 병원체와 관련된 인구학적조사와 생활습관, 임상검사, 치료력 등 공통변수 67개, 그리고 추가변수 300~4800여 개를 수집하는 한편 혈장과 PBMC 등 자원을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코호트 연구를 위한 자원확보와 운영은 만만치 않은 작업의 연속이다. 자원자를 모집해 6~12개월마다 설문조사와 검진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인체유래물은 수집·보관해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질병의 역학과 임상연구에 활용되고, 보관된 유래물은 연구기관에 분양해 질환연구를 위해 쓰이게 되는 것이다.

2006년부터 시작된 HIV의 경우, 현재 16개 의료기관에서 내국인 에이즈 감염자 1536명이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조사팀은 6개월마다 이들의 기회질환과 대사합병증 사망 등을 추적·관찰한다. 그동안 조사한 건수는 1만5985건에 이르고, 혈장 등 수집된 인체유래물은 1만1917건에 이른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올해 수행된 우수한 코호트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의 활용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연구결과로 국내 HIV감염의 역학적 특성, 결핵환자의 질병인식과 치료성과, B형간염 질병진전에 따른 최신치료, C형간염 신치료제 효과 등이 발표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코호트 연구자료는 만성감염질환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코호트 자료분양을 개시해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