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05 10:17

트럼프 "그(트뤼도 총리)는 이중 인격자(two-face)" 비난

3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궁에서 벌어진 환영 만찬에서 (오른쪽부터)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Global News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 의해 '왕따'를 당한 끝에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한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후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미국으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일정이 끝나면 나는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라며 "나토 정상회의 종료 시점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며, 지난 이틀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버킹엄궁에서 벌어진 환영 만찬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영국 왕실의 앤 공주 등이 자신을 두고 '뒷담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일부 외신에 보도되면서 '망신'을 당한 상태였다.

이 동영상은 존슨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왜 만찬에 늦었냐"고 묻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트뤼도 총리가 "그가 40분이나 기자회견을 해서 늦었다"고 거들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그의 팀들의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봤어야 한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화에서 등장하는 '그'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디언은 "그들이 말하는 대상이 길고 장황하게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유럽 정상들의 '뒷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정상회담 때마다 범하고 있는 외교적 결례 때문에 나온 에피소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양자간 정상회담을 한 후 상대국 정상을 옆에 세워 놓은 채 장시간 기자들을 상대로 혼자서 일문일답을 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동영상에 대해 질문에 "글쎄, 그(트뤼도 총리)는 이중 인격자(two-face)"라고 비난했다.

이어 갑자기 방위비를 거론, "나는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인 걸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에게 (캐나다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2%까지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고 그는 그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를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2%를 지불해야 한다"며 "캐나다는 돈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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