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12 10:05

연세암병원 강창무 교수팀, 정교한 수술로 조직 손상 최소화 장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췌장 머리에 발생한 암을 복강경으로 떼어내도 기존 개복수술에 못지않은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강창무(사진) 교수팀은 췌장암 수술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과 개복방식의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비교한 결과, 전자의 수술방법이 출혈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 후 무병생존율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12일 밝혔다.

췌장암은 완전절제술이 표준술식이다. 췌장머리에 발생한 췌장암도 마찬가지 술식을 적용한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해야 장기생존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의료진은 암이 번질 수 있는 십이지장과 담도·쓸개를 췌장머리와 함께 절제하고, 남은 췌장과 담도, 그리고 위를 소장에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배를 여는 개복수술, 다른 하나는 배에 구멍을 뚫어 광원과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절제하는 복강경수술이다. 이때 의료진은 대부분 췌장암 절제술이 매우 복잡하고, 정교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복강경이 아닌 개복수술을 선택한다.

강창무 교수팀은 2014년부터 2019년 3월까지 61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했다. 그리고 이를 개복수술과 비교해 출혈과 수술 후 재발까지의 기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출혈은 크게 줄고, 재발하기까지의 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추정 혈액손실은 복강경 절제술의 경우 232㎖로 개복수술의 448㎖보다 현저히 적었다. 또 재발까지의 무병생존률은 복강경 수술이 34.19개월로 개복수술 23.3개월보다 1년 가까이 길었다. 이밖에 수술시간과 수술 후 입원, 수술 후 췌장의 외상 등 다른 부분에서는 두 수술 모두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만큼 정교하면서도 다른 장기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 교수는 “복강경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며 “환자의 체력손실이 적은 만큼 수술 후 시행하는 항암치료를 견디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 교수팀은 췌장의 몸통과 꼬리에서 발생하는 암에 대해서도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췌미부비장절제술을 하기에 적합한 상태를 수술 전에 구분하는 ‘연세조건’(Yonsei Criteria)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외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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