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2.28 05:55
왼쪽은 SBI저축은행 뱅킹 앱 사이다뱅크, 오른쪽은 66개 저축은행 통합 뱅킹 앱 SB톡톡플러스 (사진=SBI저축은행, 앱스토어)
왼쪽은 SBI저축은행 뱅킹 앱 사이다뱅크, 오른쪽은 66개 저축은행 통합 뱅킹 앱 SB톡톡플러스. (사진=SBI저축은행, 앱스토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저축은행 업계는 연말이 되면 목표 실적을 채우기 위해 고금리 예·적금 특별판매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업계가 디지털 영업 채널을 확보, 여유를 찾은데다 내년 세계 기준금리 향방을 아직 알 수 없는 탓에 특판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저축은행업계 1년 기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평균금리는 각각 2.12%, 2.57%로 1년 전보다 0.51%포인트, 0.13%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는 법정최고금리가 20%대로 낮아진 2016년부터 연말 저축은행업계가 앞다퉈 3%대 고금리 예금특판을 진행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우선 세계 기준금리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것이 연말 특판 실종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6년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한 후 1년간 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이 기간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예금 및 대출금리는 꾸준히 인상됐다.

그사이 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4차례 올렸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금리도 인상된다는 기대에 반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동결키로 했고 대부분의 위원이 내년 동결을 전망했다"며 "게다가 미중 무역합의 서명 불확실성 등으로 업계가 선(先) 반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연말 특판이 드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계의 디지털 영업 기반 확충도 고금리 상품 출시 필요성을 줄인 이유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6월 사이다뱅킹을 내놓고 예·적금 이벤트를 진행했다. 연 2.0% 금리의 입출금통장, 좀처럼 찾기 힘든 복리 예금과 적금 상품을 2.5% 금리에 판매했다. 3분기 중 수신액 목표를 채우고 연말 예·적금 금리 수준을 2.1%로 낮췄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9월 업계 통합 뱅킹 앱 ‘SB톡톡플러스’가 출시된 영향으로 보다 일찍 예·적금 판매 이벤트를 벌였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비대면 수단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연말 특판에 나설 이유가 줄었다. SB톡톡플러스는 SB톡톡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문, 패턴, PIN(간편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 다양한 인증 서비스를 도입해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편의성을 향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영업점 수가 시중은행보다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적은 탓에 연말 수신 목표액을 맞추기 위해 기꺼이 고객이 찾아올 수 있을 만한 고금리를 제시해왔다"며 "각자가 자사 앱이나 공통앱을 활용해 영업구역의 한계에서 벗어나면서 특판의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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