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1.04 07:30
과학자들이 1912년 베를린에서 홍역으로 사망한 2세 소녀의 폐를 보존한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예전엔 호환 마마가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그런데 의료기술의 발달로 1980년대 이후 마마(천연두)는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엔 홍역이 제2의 천연두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에서 홍역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인구 약 20만명의 사모아에서는 지난 9월 이후  5600명 이상의 홍역 감염 환자가 발생해 8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6세 이하 어린이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976만 명이 홍역에 감염된 뒤 14만2000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상황은 더 나빠, 11월까지 잠정 감염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배에 이르는 것으로 WHO는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25년만에 최대 건수의 홍역 감염을 보고했으며 유럽의 알바니아, 체코 공화국, 그리스 및 영국 등에서 지난해 홍역 환자가 발생해  WHO의 '홍역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백신이 나왔지만 홍역은 완전 퇴치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홍역은 언제 처음 등장한 것일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홍역이 기원후 400년에서 1400년 사이인 중세 시대에 처음 나타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홍역이 기원전 300년 전에 인류에게 처음 나타났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독일 베를린 병 역사박물관에서 발견된 1912년 홍역으로 사망한 두살짜리 소녀의 보존된 폐를 검사한 결과다.

종전까지 알려진 홍역 바이러스의 가장 오래된 샘플은 1954년 것이었다. 이 샘플은 최초의 홍역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됐다.

최근에 베를린에서 발견된 폐 샘플은 포르말린에 보존되어 있었다.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폐 샘플은 양호한 상태였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4일 보도했다.

연구원들은 샘플에 포함된 홍역 바이러스로부터 RNA를 분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기 위해 최근의 샘플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이 홍역 바이러스는 기원전 300년까지 양과 염소로부터 옮겨온 바이러스였다.

홍역 바이러스는 사람들이 이웃이나 가축과 가까운 곳에 지내는 공간에서 종 사이에 이동이 나타난다. 그것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살 때 주로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일단 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생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홍역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번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기 위해 이론적으로 25만에서 100만 사이의 인구가 필요했다고 믿는다.

기원후 4세기께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들은 그 인구 범위에 속했다. 그 무렵 로마에는 10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중국의 시안은 4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었다.

세바스티안 칼비냑 스펜서 연구원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인간의 생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홍역 바이러스가 성공적으로 출현했다"라고 말했다.

2010년 대 거의 전멸 상태였던 홍역이 다시 창궐하고 있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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