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1.08 10:18

지성호·김은희 "한국당의 인권 소홀로 망설였지만, 변화 확신으로 응해"

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목발탈북자'로 유명한 지성호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목발탈북자'로 유명한 지성호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8일 자유한국당은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 씨를 4·15총선에 대비한 인재로 영입하는 환영식을 국회에서 열었다.

지 씨는 북한에서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아이들)로 생활하다 열차에 치여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잃었다. 지 씨는 이후 북한에서 멸시와 고초를 겪었고, 이에 목발을 짚은 채 목숨을 걸고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으로 왔다. 또한, 지 씨는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부각하며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했고, 지 씨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박수를 받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이날 환영식에서 지 씨는 "이제는 매일 흰 쌀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라는 커다란 가치가 주어진 채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한민국으로 온 이후, 아버지가 북한에서 갖은 고문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고 그래서 울보라는 소리도 들었다. 불효자로서 아버지께 죄송하다"면서 울먹거렸다.

지 씨는 "한국당에서 인재영입 제안이 있었을 때 정말 많이 고민했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한국당이 그동안 인권 문제에 대해 일을 제대로 못했지만, 인재 영입을 맡은 분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지씨는 현재, 북한 인권 단체 '나우'(NAUH)를 운영하고 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은희 씨는 2018년 한 방송에서 초등학생 때인 17년 전 코치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를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 씨는 이날 "자유한국당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인상부터 썼다"며 "하지만 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당의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다.

한국당의 인재 영입은 지난해 11월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1차 영입 인재 명단으로 발표했다가 논란이 돼 이를 철회한 이후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향후, 한국당은 지 씨와 김 씨에 이어 20여명 가량의 인재를 선정해 영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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