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1.19 10:30

삼성전자 '수동' vs LG전자 '자동'…공기청정 기능으로 사계절 내내 사용하기에 중요

에어컨 관련 이미지. (사진출처=픽사베이)
에어컨.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추위가 한창인 겨울, 때아닌 '에어컨 판매 전쟁'이 펼쳐졌다. 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형 에어컨 판매에 나서며 가전업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LG전자는 지난 15·16일 각각 2020년형 '무풍 에어컨'과 '휘센 씽큐 에어컨'을 본격 공개했다. 양사는 비수기로 꼽히는 1월부터 에어컨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왜 하필 한겨울에 신형 에어컨을 출시하려는 것일까? 폭염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도 아닌데 말이다.

그 배경에는 '역시즌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가 늘며 에어컨은 여름철 가전이 아니라는 인식 변화가 일어난 데 있다.

◆에어컨, 비·성수기가 따로 없는 '사계절 필수가전' 

삼성전자가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비수기인 1~5월 사이에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가 2018년 38%에서 2019년 62%로 급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혼수가전 구매자의 약 70%가 에어컨을 구매해 2017년 48% 대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 '에어컨은 필수 가전'이라는 인식률은 81%로 정점을 찍었다. 즉 에어컨이 비수기와 성수기가 따로 없는 사시사철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수기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6~8월에 사면 주문이 밀릴 것 같아서'(65%), '더워지기 전에 미리 구매해서 대비'(55%), '가격할인·프로모션 기회 많음'(32%), '6~8월은 원하는 재고가 없을 가능성이 있어서'(13%)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더워지기 전에 저렴한 가격으로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로 인해 한겨울 '에어컨 대전(大戰)'이 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2020년 무풍에어컨 론칭 페스티벌'을 진행해 신제품 구매 시 최대 3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에 소비자는 여름철 주문이 밀릴 걱정 없이 가격할인을 받으며 구매하려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냉방 외에 공기청정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일년 내내 쓰는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에어컨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관리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신형 에어컨에 '이지케어' 추가…손쉽게 분리해 내부 청소

'에어컨은 사계절 필수가전'이라는 소비자 인식 변화는 삼성·LG전자의 2020년형 에어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두 신형 에어컨에 주목할 점은 바로 '필터 청소 방식'이다. 공기청정 기능을 통해 사계절 내내 양질의 공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는 2020년형 무풍 에어컨에 '이지케어'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그동안 에어컨은 소비자 건강과 직결된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직접 청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무풍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무풍큐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무풍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무풍큐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신제품은 별도의 도구 없이 핸들만 돌리면 전면 패널 전체를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내부 팬의 블레이드까지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에는 에어컨 청소를 하려면 나사돌리개 등 공구를 통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분리해야 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여기에 더해 삼성 무풍 에어컨 갤러리는 소비자 취향과 인테리어에 맞게 외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 하단부의 '아트패널'도 업그레이드했다. 브라운과 그레이의 본체 색상에 아트패널 9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고급스러운 느낌의 헤링본 패턴을 적용한 색상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비스포크' 냉장고와 같이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타입,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이며 혁신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LG전자, '필터 클린봇' 자동 청소 방식 채택…사용 편리성 돋보여

삼성전자의 경우 소비자가 '수동'으로 꼼꼼하게 청소할 수 있는 방식인 반면, LG전자는 로봇이 '자동'으로 대신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에는 '필터 클린봇'이 적용됐다. 하루 8시간씩 사용할 경우 필터 클린봇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에어컨의 극세필터를 자동으로 청소한다. 사용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먼지통만 비워주면 된다.

아울러 에어컨 내부에서 바람을 만들어주는 송풍팬을 UV LED 살균으로 철저히 관리하는 UV나노 기능을 적용했다.

UV나노는 UV LED와 자외선의 파장 단위인 나노미터의 합성어로, 아주 작은 세균까지 꼼꼼하게 살균해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담겼다.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곳에 자외선을 쐐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등 유해 세균을 살균한다.

LG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strong>&nbsp;</strong>(사진=장진혁 기자)
LG전자 모델들이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이감규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지난 16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필터 클린봇은 2002년, 2003년에 나왔다가 고객 반응이 미지근해서 접었다가 다시 적용한 것"이라며 "특히 자사 가전제품의 철학인 '건강'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터를 계속 청소해주기 때문에 제품을 초기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해준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사장은 '건조기 사태'와 관련해 자동 청소 방식의 허점이나 한계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결함이나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발적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대응한 바 있다.

이는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불량이 아니었던 만큼 향후 출시되는 가전에도 이와 비슷한 '자동' 방식의 관리기능을 적용하며 사용자의 편리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전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수동·자동형 관리 방식으로 전략을 달리했다"며 "소비자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올해 에어컨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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