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1.20 15:03
영국 왕실에서 독립해 자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아프리카 지역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자선단체 '센테베일'의 만찬 연설에서 속내를 밝히고 있다. (사진=NBC 뉴스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예기치 않은 독립선언으로 영국 전역을 들썩이게 만든 해리 왕자가 침묵을 깨고 1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왕실을 떠나 슬프지만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자신이 설립한 아프리카 지역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자선단체 '센테베일'의 만찬 연설에서 "버킹엄궁의 결정이 자신이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해리 왕자는 "우리 (부부)는 여러분에게서 도망가는 게 아니다"라며 "공적 자금을 받지 않으면서 여왕과 영국연방, 군에 계속 봉사하기를 희망했지만, 슬프게도 그것은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자신과 가족들의 "더 평화로운 삶"을 위한 ’믿음의 도약’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혀 쉽지 않았다"며 "수년간 많은 도전을 받은 끝에 (아내와) 몇 달씩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끝나버린 점이 나에게 엄청난 슬픔을 가져왔다"고 토로하면서도 "내가 항상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 연설에서 "언론이 가진 힘은 강력하다"고 말해 이번 결정에 부부의 사생활을 집요하게 뒤쫓는 일부 언론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전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올해 봄부터 왕실 직책을 공식적으로 내려놓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 작위를 앞으로도 유지하지만, 왕실 복무를 수행하지 않고, 재정 지원도 받지 않는다.

이를 두고 왕실 안팎에서는 해리 왕자 부부가 "회사(왕실)"에서 퇴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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