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1.21 15:59

화재·증권 이어 생명도 사원 출신이 CEO에 올라

전영묵(왼쪽부터) 삼성생명 대표 내정자,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내정자 (사진제공=삼성그룹)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삼성은 21일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금융 계열사는 2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이날 삼성 금융계열사 중에서 생명, 카드,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금융 계열사 인사는 삼성생명 출신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하루 앞서 단행된 삼성 주요 계열사 인사와 같이 '60세룰'이 적용됐다. 

삼성생명의 새 대표이사(사장)에 전영묵(55)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부사장)가, 삼성카드 대표이사(부사장)는 김대환(57)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부사장)은 심종극(58) 삼성생명 FC영업본부장(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삼성증권은 현 장석훈(56) 대표이사(부사장)가 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화재는 최영무(56) 대표이사(사장)가 자리를 지켰다.

새롭게 CEO 반열에 오른 3명은 모두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영묵 대표이사 내정자는 삼성생명에서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 상무, 자산PF운용팀장 전무, 자산운용본부장 전무 등 주로 자산운용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뒤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CFO),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삼성생명으로 '금의환향'했다. 전영묵 신임 대표이사는 1964년생으로 연세대를 나와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도 삼성생명으로 입사해 마케팅전략그룹 담당임원, 경영혁신실 담당임원, 경영지원실 담당임원, 경영지원실장(CFO)까지 오른 뒤 삼성카드의 CEO로 옮겼다. 1963년생인 김대환 부사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내정자 역시 삼성생명 해외투자팀 및 소매금융사업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줄곧 삼성생명에서 금융경력을 쌓아 왔다. 심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1985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생명이 삼성 금융계열사 중에서 '맏형' 역할을 해온 까닭에 이번에 삼성생명 출신들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현직 사장이 60대룰에 걸리지 않는만큼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인물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 승진이 결정됐다. 장 대표이사는 삼성증권으로 입사해 관리, 인사, 기획, 상품개발 등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삼성증권 배당 사고를 수습하며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았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가 커지면서 지난해 순익이 30% 넘게 역성장했지만 삼성그룹은 최영무 사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며 안정속 변화를 주문했다.

삼성그룹이 전자, 금융, 물산 계열로 나뉘면서 금융계열사 출신이 금융계열사 CEO를 하는 관행이 이번에 완전히 자리 잡혔다. 신임 대표와 유임된 CEO 5명 모두 사회생활을 금융 계열사에서 시작한 인사다. 화재에 증권에 이어 생명도 자사 사원 출신 CEO를 맞게 됐다.

2018년부터 삼성생명을 이끌어온 현성철(59) 삼성생명 대표이사(사장)와 2014년부터 삼성카드를 이끌어온 현 원기찬(59) 대표이사(사장)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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