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30 11:50

국립암센터 최일주 교수, 장기추적 조사결과 발표…보균자와 비보균자 위암 발생 70% 이상 차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위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부터 치료해야 할 것으로 권고됐다. 

최일주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사진)는 2004부터 2011년까지 부모 또는 형제자매가 위암으로 진단받은 3100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추적 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헬리코박터균은 강산성인 위에 살면서 위장 점막을 파고들어 위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이로 인한 위축성위염이나 궤양이 장기간 지속되면 암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 교수는 실험대상 가족 중 헬리코박터균 양성인 1676명에게 헬리코박터 제균약과 위약을 나눠 투여하고, 2018년까지 최장 14년에 걸쳐 위암발생 여부를 비교했다.

제균약을 복용한 832명 중에선 10명(1.2%)이, 가짜약을 복용한 844명 가운데선 23명(2.7%)이 각각 위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환산하면 제균약을 복용한 그룹의 위암 발생 위험이 55%나 감소한 것이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에 성공한 608명에선 5명(0.8%)에서만 위암이 발생해 의미를 더했다. 이는 지속적인 감염상태인 그룹의 위암발생률 2.9%와 비교하면 발암 가능성이 73%나 줄어든 것이다.

최일주 교수는 “그동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려져있었지만 실제 과학적 근거가 될만한 장기추적 데이터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로 제균의 필요성이 국제적인 진료가이드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현재 헬리코박터균 제균이 일반인에서도 위암 예방효과가 있을지를 검증하기 위해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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