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1.31 17:26

고대의대 김우주 교수 "잠복기와는 양상 달라…현실화 되면 방역 쉽지 않아"

(사진: YTN 뉴스 캡처)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11명으로 늘어나면서 이제 ‘3차 감염자’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11명의 감염자 중 ‘2차 감염자’인 6번 환자의 가족이 양성으로 확인돼 만일 검사에서 확진되면 국내 처음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3차를 넘어서 4차 감염자까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3~4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고대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가 계속 있고,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감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며 “그만큼 방역당국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미 무증상 감염은 중국에서 사례가 나왔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인정을 했다.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린 논문에서 광둥성 일가족이 할아버지를 포함해 7명이 감염이 됐는데 그중 10살된 손자가 조사과정 중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바이러스가 발견이 된 것이다.

잠복기와 무증상은 개념이 다소 다르다.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증상을 나타낼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바이러스가 증식해 숫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면역시스템과 싸울 때 열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다. 물론 이때까지 증상은 없다.

무증상은 바이러스가 들어와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잠복기와 무관하게 증상 없이 바이러스만 나오며, 이런 상황에서도 주변을 감염시키는 것을 무증상 감염이라고 일컫는다.

김우주 교수는 “잠복기 감염과 무증상 감염은 상당히 어려운 의학적 정의”라며 “일반인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혼동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증상이나 잠복기일 때는 어떻게 바이러스가 전파될까. 증상이 있다면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콧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확산된다. 하지만 무증상일 때는 감염자가 분비물을 직접 손에 묻혀 전달할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손이나 휴지로 코를 부빌 때 바이러스가 묻어 그것이 주변에 전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파력은 떨어지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부연설명이다.

문제는 무증상 감염이 국내에서 발생하면 지금의 방역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데 있다.

현재의 방역은 열이 있거나 건강설문지에 증상이 있을 때 신고하고, 검사하며, 격리하는 식이다. 무증상까지 대상을 넓히면 증상이 있던 없던 감염자가 접촉한 사람이나 주변사람들까지 모두 검사 또는 격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우주 교수는 “이렇게 되면 환자 동선을 파악해 더 많은 접촉자를 모니터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방역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 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