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2.07 14:10
아르마딜로. (사진=Pixabay)
아르마딜로. (사진=Pixabay)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아르마딜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중국 화난농업대학은 "멸종위기종 아르마딜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중간 숙주"라고 발표했다. 이 대학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신종 코로나 예방과 통제에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마딜로는 멸종위기종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르마딜로가 보양에 좋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식용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때 중국에서는 아르마딜로 보호 캠페인이 펼쳐지기도 했다.

많은 과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박쥐에서 생겨난 바이러스가 매개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옮겨졌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와 관련해 중국과학원 상하이 파스퇴르 연구소와 군사의학연구원의 연구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쥐와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미지의 중간숙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논문에서 밝힌 바 있다.

또 중국의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팔린 오소리·대나무쥐 등의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큰 박쥐에서 주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를 공통 조상으로 가진다고 추정했다.

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다시 사람에게 전파됐다. 이외에도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증후군)이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도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밍크나 뱀을 중간숙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뱀의 중간숙주설은 의문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사스·메르스의 자연 숙주는 모두 박쥐이며 각각 포유동물인 사향고양이와 낙타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됐지만 뱀은 파충류이기 때문에 같은 바이러스의 중간숙주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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