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2.12 11:02

엄지원 DGIST 교수 연구팀

IQSEC3 기능이 망가지면 억제성 시냅스 발달이 저해되고 흥분성-억제성 불균형이 야기되어 뇌전증에서 관찰되는 경련증세가 나타난다. 이 때 소마토스타틴 펩타이드 감소가 일어나는데, 소마토스타틴 펩타이드를 해당 억제성 신경세포에 다시 주입시키면 망가졌던 억제성 시냅스 발달이 다시 회복되고 경련증세도 사라진다. (그림제공=DG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엄지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고재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억제성 시냅스) 기능을 조절해 뇌전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신규 후보표적을 발견했다. 

뇌전증은 우리나라 인구의 1%에 이르는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뇌질환 중 하나로, 중추신경계의 약 30% 이상이 기존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타입이다.

고혈압, 당뇨병, 뇌출혈 등과 동반 발생하는 뇌전증 경련은 전체 인구의 10~15%에 달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뇌의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며, 어떻게 뇌의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가고, 이에 따른 증상을 제어하는 구체적인 기전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엄지원 교수 연구팀은 뇌질환과 연관된 억제성 시냅스의 발달을 매개하는 핵심 분자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그 기능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억제성 시냅스 단백질인 IQSEC3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IQSEC3 단백질이 기억, 학습 등 뇌의 고등기능을 매개하는 부위인 ‘해마 치아이랑’ 내 신경회로 활성을 조절하여 억제성 시냅스 발달을 매개하는 새로운 분자기전을 발견했다.

이를 규명하고자 IQSEC3 단백질을 없애주는 낙다운  바이러스를 제작, 생쥐 해마 치아이랑에 주입했다. 

생쥐는 심한 경련증세를 보이며 억제성 시냅스 숫자와 신경전달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IQSEC3 단백질이 억제성 시냅스 구조 및 기능을 매개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했다.

해마 치아이랑 내 다양한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인 ‘소마토스타틴’ 펩타이드양이 급격히 감소되어 있음을 발견했는데, 해당 세포에 소마토스타틴 펩타이드를 다시 주입할 경우 IQSEC3 결핍으로 발생했던 억제성 시냅스 기능 이상과 경련증세가 완전히 회복함을 확인했다.

엄지원 교수는 “뇌신경세포 신경전달을 조절하는 소마토스타틴이 억제성 시냅스 발달을 매개하는 중요 단서를 찾았다”며 “뇌전증 뿐 아니라 흥분성-억제성 균형이 망가져 발생하는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의 신규 치료 전략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고재원 교수와 엄지원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김승준, 김현호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셀 리포트’에 11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엄지원(왼쪽) 교수와 김승준(앞) 석박사통합과정, 김현호(뒤) 학생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DGIST)
엄지원(왼쪽) 교수와 김승준(앞) 석박사통합과정, 김현호(뒤) 학생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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