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2.13 11:03

강남세브란스·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사랑의 손길로 정상 호흡 되찾아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 의료진이 레샨을 돌보고 있다(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 의료진이 레샨을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중증의 척추측만과 후만증으로 호흡이 어려웠던 케냐의 젊은이가 국내에서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새 삶을 얻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심한 척추의 뒤틀림으로 호흡부전이 온 케냐의 레샨(17세, 남)에게 호흡재활치료를 한 결과, 정상적인 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레샨은 10년 전 부모를 잃은 뒤 한국의 선교사가 맡아 키웠다. 이 때문에 척추의 뒤틀림이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도 알지 못한 채 심해지는 증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왔다. 레샨은 심한 척추측만과 후만으로 인해 신체 변형뿐 아니라 흉곽공간이 좁아져 심장과 폐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지난해 10월 방한해 검사를 받은 레샨은 당시 정상인의 30% 수준의 호흡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먼저 척추측만증 수술 가능성을 알아봤으나 약해진 폐기능으로 전신마취가 힘든 상황이었다. 최원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그 상태라면 수년 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호흡재활센터가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호흡만 원활하게 해주면 생명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레샨은 작년 12월 호흡재활센터에 입원했다.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은 레샨은 호흡이 어느 정도 안정돼 하루 중 일정시간 호흡기를 사용하면 나머지 시간은 정상호흡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 이후 지난 1월 다시 입원해 최종 호흡평가와 훈련을 받았다. 이후 퇴원한 레샨은 18일 케냐로 돌아갈 예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레샨의 진료비를 지원했고,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는 그의 방한과 호흡기 구입비 등을 후원했다.

레샨은 “숨이 가빠서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는데 이제 새 삶을 얻은 느낌”이라며 “케냐에 돌아가면 열심히 공부해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케냐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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