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2.26 17:43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사진=밥 아이거 페이스북)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사진=밥 아이거 페이스북)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이거는 디즈니 왕국 건설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인수 등 거대 계약을 이끌었으며 디즈니 테마파크를 세계 곳곳에 진출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디즈니+ 탄생을 주도하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 진출에 앞장섰다.

아이거는 25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전화로 "매일 디즈니를 운영하며 복잡한 모든 일들을 처리할 수는 없다"며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 외에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하며 사임 소식을 전했다. 

이어 CNBC와 인터뷰를 통해 "디즈니+의 성공적인 출범과 21세기 폭스 통합이 잘 이뤄진 지금이 자리를 물려줄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으로 15년간의 디즈니 아이거 시대는 막을 내렸다. 지난 2016년 사임 후 후임자를 찾지 못해 복귀하는 등 몇 차례 사임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업계에서는 다소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아이거는 우선 임기가 남은 2021년 말까지 디즈니 회장직을 수행한다. 그는 이사회에서 디즈니 사의 새로운 기획, 폭스 영화사와 ESPN 방송, 디즈니+ 사업 분야에는 꾸준히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거는 지역방송국의 기상캐스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ABC 방송을 거쳐 2005년부터 디즈니 CEO직을 수행했다.

밥 아이거(오른쪽)와 후임 CEO 밥 차펙. (사진=CNBC Television 유튜브 캡처)
밥 아이거(오른쪽)와 후임 CEO 밥 차펙. (사진=CNBC 텔레비전 유튜브 캡처)

후임 CEO로는 디즈니 파크 부문을 총괄해온 밥 차펙이 지목됐다.

차펙은 DVD 시절의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끄는 등 디즈니에서만 27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겨울왕국 관련 제품 출시 등을 관장하기도 했다. 

차펙은 성명을 통해 "내가 세계 최고의 회사라고 믿는 곳의 CEO를 맡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아이거는 가장 존경받는 성공적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수장이었다"고 말했다.

아이거는 이번 교체를 두고 "어떠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걱정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후임 차펙에 대해서는 "디즈니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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