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3.05 13:30

日 ‘닛케이’와 인터뷰…연내 유통점포 200곳 구조조정
이커머스·호텔·석유화학 투자 확대…日 화학기업 인수 검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안에 국내 유통 부문 오프라인 점포 200개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유통사업에선 인터넷과의 융합을 강화하는 한편 호텔·석유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5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실물 점포 중심의 성공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국내 대형 마트(슈퍼)와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중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를 연내를 목표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슈퍼 563곳 중 대형점을 중심으로 20%, 하이마트는 전국 460곳 가운데 11곳, 아울렛을 포함한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의 문을 닫는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계획은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공개된 내용이지만 신 회장이 연내로 목표시점을 밝히면서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당시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신 회장은 “유통 사업이 한국 롯데그룹 전체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중요한 사업이지만 경기 불황과 소비침체 장기화로 기존 사업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룹 핵심 사업부문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지난 5년간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인터넷 사업 강화를 대안으로 내놨다. 신 회장은 "자회사가 개별적으로 하던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디지털화를 추진해 현재 1만곳 이상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신 회장은 특히 한국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이상의 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시장의 공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만큼 앞으로는 선진국 쪽으로 가야 한다”며 “특히 호텔과 화학 부문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고, 화약 분야에선 유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다는 점을 언급하고,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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